넷플릭스 시리즈. 6부작(1부당 50~60분). 카카오페이지 웹툰

연출 민홍남 극본 연상호

출연 김현주, 박희순, 박병은, 류경수 등


감독 또는 극본가로서의 연상호라는 이름을 들으면 지극히 개인적으로 주술이 먼저 떠오른다. 그의 작품 <방법;재차의>와 <지옥>의 영향이 큰 듯하다. 애니메이션 <서울역>이나 <부산행>, <반도>에서 다루는 좀비물도 이런 이미지에 한 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모두 이런 좀비물이나 주술을 소재로 하는 것은 아니다. <돼지의 왕> 같은 초창기 애니메이션들은 사회 고발, 비판적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어찌됐든 드라마 <선산>은 제목부터 왠지 주술과 관련됐을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선산>은 주술적 요소가 잠깐 등장하긴 하지만 주요 소재는 아니다. 작가나 감독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선산>이 주는 강렬함은 피와 돈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물론 전체 극의 흐름은 주인공 김현주의 주위 사람들이 살해되면서 그 범인을 찾는 추리물과 스릴러적 성격을 띠고 있다. 


김현주는 어느 날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작은 아버지가 죽었다는 것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지만, 단지 핏줄이 얽혀 있다는 것 만으로 장례를 치러야 했기에, 얼른 이 일이 끝나기 만을 바란다. 하지만 작은 아버지의 유산으로 선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뜩잖지만 선산을 물려받기 위해 장례를 치르고 유산을 상속 받을 준비를 하는데, 난데없이 이복 동생이 찾아와 선산의 소유권을 주장한다. 골프장이 들어설 곳에 위치한 선산은 그 값어치가 상당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김현주 주위 사람들의 죽음.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을 일으킨 범인을 찾아 경찰과 김현주가 따로 움직인다. 


제목 <선산>은 핏줄과 관련 있다. 조상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 바로 선산이지 않은가. 여기서 핏줄은 가족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산이 유산으로 남겨지게 되면, 가족 간의 싸움의 발단이 되기도 한다. 유산을 둘러싼 형제 자매간의 싸움은 심심치 않게 뉴스를 통해 듣는 사건 부류의 하나다. 혈통을 중시했던 조선시대에서 돈이 중요한 자본주의로 사회가 바뀌면서 가치 또한 변화를 맞이했다. <선산>은 피에서 돈으로 가치의 중심이 변해가는 현실을 유산으로 남겨진 선산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 단서가 약하고, 반전의 강도가 크지 않아 극의 재미가 살짝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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