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8월 18일 맑음 22도~33도
이제 보름 정도만 되면 배(원황)를 수확할 시기가 온다. 올해 처음으로 수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일단 새 피해를 막기 위해 그물을 쳐 두었는데, 나름 역할을 해 주고 있다.
그야말로 <기적의 배>라고 할 수 있겠다. 올 봄 퇴비를 주고 황 소독만 두어 번 해 주었을 뿐, 비료나 농약 한 번 치지 않았다. 배나무 주위 풀만 서너 번 베어 주었다. 그런데 지금 배나무를 살펴보니 벌레가 먹은 것인지 병에 걸린 것인지, 까맣게 변해가면서 땅에 떨어지는 것들이 몇 개 보인다. 과연 수확 때까지 몇 개나 살아남을지 은근히 걱정된다.
8월 초 네 번째 풀베기를 끝낸 지 보름 정도 지났는데 벌써 풀이 무릎 위로 자랐다. 장마와 태풍이 지나고 햇볕이 강렬해지자 풀들도 엄청난 속도로 자라고 있다. 8월 말까지 다섯 번째 풀 베기를 끝내면 이제 한 번 정도만 더 깎으면 될련지, 두 번 더 깎아야 할련지 모르겠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계속해서 풀베기를 해 주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풀이 이렇게 자라고 있다는 것은 놀고 있는 땅이 많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 풀 베기를 줄일 수 있는 농장 디자인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 보아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