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동행 - 인생의 가르침을 준 스승과의
오쇼 라즈니쉬 지음, 손민규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오쇼의 책은 90년대 초반 처음으로 접했다. 당시 마음을 흔들었던 부분은 상대적인 삶, 즉 남과의 비교를 통한 삶을 버리고, 자신의 길을 가라는 것이었다. 당시의 상황이 대입에 실패하고, 다시 준비를 하고 있었던 터라, 나의 절대적 점수보다는 원하는 곳에 들어가기 위한 상대적 우위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나서 어느 정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냥 내 실력대로 가면 되지라는 마음이 한곳에서 자라나면서 우직하게 공부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거의 15년여만에 다시 오쇼의 책을 접했다. 한때 사기꾼으로 몰리는 위기를 겪었다는 외신을 잠깐 접했던 기억만 있을뿐 다시 그의 책을 접하리라고는 또는 그의 이름을 부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제서야 그의 책을 읽어보니, 그가 자신의 생각처럼 살기 위해 꾸렸던 공동체가 타인의 눈에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항상 혁명을 꿈꾸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말이 혁명이지 실은 일신우일신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물론 전진이나 상승의 개념이 아니라 창조의 개념에서 쓰인다는 점이 본뜻과는 다르지만 말이다.

어쨌든 오쇼의 강의를 모아 펴낸 이 책 [동행]은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아니, 삶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삶은 가십이라고 말하는 그의 표현은 심각한 삶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우회적 표현이다. 삶은 일회적으로 나에게 다가온 것이며, 따라서 그 삶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선 가십처럼 가볍게, 재미있게 누려야 한다는 뜻일게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부분은 바로 관계다. 물건에 대한 소유욕과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나는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모든 것을 이용하되 아무것도 소유하지 마라. 사람들과 교류하되 관계에 빠지지 말라. (중략) 사람들을 사랑하라. 하지만 질투나 소유욕에 빠지지 마라.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라. 교류하면서도 나와 너가 서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라. (167쪽)

이것은 물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즉 무소유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소유하되 집착하지 않는 것. 그 소유로 인해 자신의 뜻을 거슬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지금 이순간에 빠져든다는 것이 핵심이다.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느끼는 것. 소리와 표정, 촉감 등 모든 것을 느끼고, 그 느낌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그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의 길이다. 지금 바로 이순간을 느끼는 길이 꼭 즐거울 수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내하고 고통을 감수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긍정적인 것은 항상 부정적인 것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 극단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편함과 안락을 선택하는 것은 곧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대는 편한 것만을 택하기 때문에 참된 행복을 놓친다.(208쪽)

즉, 복종과 규칙, 도덕 등을 그대로 수용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가야한다. 그 길은 자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항상 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그 길이란 나눔의 길이 되어야 한다. 꼭 퍼주라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감을 나누라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맞을듯 싶다. 하지만 이런 길도 반복을 거듭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항상 새로움을 창조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한 창조, 그것은 나 혼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치 유기농을 짓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유기농을 지어야 하듯이) 타인과의 교감을 통한 창조는 따라서 도덕이나 윤리에 얽매이지도 않는다. 그렇게 새롭게 창조된 것들을 느끼며 생활하는 것은 기쁨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먼저 웃으라. 행복하라. 그것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매순간을 느끼면 이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실은 여기까지가 책을 읽으면서 정리한 부분이고, 책을 읽는 동안 고양된 마음이다. 실제론 과연 매 순간을 느끼며 즐기는 것은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 차 있다. 다만 웃어야 할 일이 있어야 웃고 행복해 할 일이 있어야 행복하기 보다는 먼저 웃고 먼저 행복해한다면 삶이 그것을 따라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현재에 머물되 집착하지 않는 삶이란 분명 어렵다. 그러기에 도전해 볼만 한 일이기도 하다. 이 도전은 한번의 성공으로 끝낼 수 없다. 그래서 평생 이 도전을 향해 가야할 것이며, 따라서 그 도전의 길이 웃음과 행복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듯 싶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기전 먼저 웃어본다.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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