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9월 6일 태풍 뒤 맑음 15도~25도
모종을 심고 나서 바로 한냉사(그물망, 망사형태의 직조물, 풀을 많이 먹여 모기장 등에 활용)를 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태풍 힌남노가 온다는 소식에 태풍이 지나간 다음 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오판이었다. 물론 당장 한랭사가 없기도 하였다.
농약사에 들러 한랭사를 구입했다. 10미터 정도면 될 듯 싶어 재단해 사려고 했는데, 한 군데에서는 재단하지 않고 통으로만 판다고 한다. 한 롤이 100미터를 넘으니 궂이 한 롤 전체를 살 필요가 없어서, 다른 농약사를 찾았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재단하고 남은 한랭사가 있는데, 정리가 제대로 안 되어서 남은 것을 싸게 통째로 사라고 한다. 원래 예상했던 8,000원 보다 배에 가까운 15,000원 정도를 지불하고 50여 미터 정도 되는 한랭사를 구입하게 됐다. 원래 내년 블루베리 나무에 실험 삼아 새 피해를 막기 위해 일부 나무에 한랭사를 칠 생각이었기에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었다. 게다가 폭이 일반 1.8미터보다 더 큰 3미터 짜리였다. 물론 이렇게 폭이 넓은 것은 배추밭에 치기에는 다소 넓어서 불편하지만 말이다.
그동안 멀찌감치 지켜봤을 땐 멀쩡해 보였던 배추 모종들이 가까이서 살펴보니 벌레 먹은 흔적이 심하다. 구멍이 송송 뚫리고 잎 절반이 사라진 것들도 있다.
범인이 누구일까 샅샅이 뒤져보니 <좁은가슴잎벌레>가 모종 한 주마다 최소 두 마리씩 달라붙어 있었다. 일단은 손으로 잡아 죽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잎벌레들이 숨어 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앞으로 청벌레를 비롯해 많은 벌레들이 배추 모종에 달려들 것을 생각해서 한랭사를 치기로 결심했다. 남아있는 잎벌레들은 살판 날지 모르겠다. ^^;
한랭사를 예쁘게 치면 좋겠는데..... 있는 재료 가지고 얼른 그리고 대충 하다보니 모양이.... (성격 나오는 듯 ㅜㅜ)
한랭사를 치고 주위 풀을 잠깐 뽑다 보니 어느새 날이 저물어 캄캄해졌다. 그런데 벌써 한랭사에 귀뚜라미들이 떼로 덤벼든다. 한랭사를 치지 않았다면 배추 모종에 피해가 더 극심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한랭사 덕분에 배추 모종에 더 큰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