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7월 11일 비온 후 갬 21도~28도


한달 여 전쯤 싹을 틔웠던 커피싹은 정말 더디게 자란다. 

아, 물론 더디다는 감정은 주관적이다. 빨리 빨리 컸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기준으로 삼았기에 더딜 뿐이다. 만약 사람이라면 한 달 새 5센터미터 정도 자랐다면 엄청나게 빨리 자란 것일 터다. 



커피나무가 어서 자라 열매를 맺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싹을 바라보니 더디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싹이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려면 적어도 3년, 길게는 5년 정도 걸릴 것이다.(대부분의 과수들도 이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커피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신경을 써 주어야 할 것이다. 

커피가 잘 자라는 온도는 예상 외로 21~25도라고 한다. 열대의 뜨거운 온도 속에서 자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30도를 넘기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커피나무가 고도가 높은 곳에서 자라는 이유일 게다. 반면 겨울엔 최저 7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 



커피싹이 한 개만 났다면 조마조마 했을 것이다. 싹이 자라다 죽는다면 더 이상의 기회가 없을테니 말이다. 다행히 10개 넘게 심은 커피열매 중 싹이 하나 더 났다. 비슷한 시기에 심었지만, 환경이 거의 같음에도 불구하고 싹이 트는 속도가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종자의 차이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어쨌든 싹이 또 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하나에 올인 하는 것의 긴장감.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마음을 움츠리게 만든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 우리에게 여분이 필요한 이유이다.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최고의 복지란 이런 여분을 마련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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