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 맑음 11도~24도


예상대로 엄나무순이 먹기 좋을만큼 컸다. 



점심에 맞춰 두 개만 따서 데쳐 먹었다.



한 낮이 지나고 나니 그새 잎이 더 자랐다. 



이번엔 여섯 묶음이나 됐다. 한동안 엄나무순 향에 취할 듯하다. 그냥 데쳐서만 먹어도 향이 좋은데, 라면이나 다른 찌개에 넣어먹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자랐다가 겨울에 죽었던 둥굴레도 어느새 싹을 쑥 내밀었다. 못본 새 성큼 자라났다. 몇 개는 벌써 꽃망울을 맺고 있다. 



지난해 캐 먹었던 도라지도 일부 남겨진 곳에서 싹이 솟아 있었다. 관심 갖지 않았지만 자연은 묵묵히 자신의 싹을 키워내고 있었던 것이다. 



부사도 슬슬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사과꽃은 다 피어날 때는 하얀색이지만 꽃봉우리일 때는 분홍빛이다. 이런 색의 변화도 참 신기하다. 꽃이 만개될 때 점점 그 색을 잃어간다는 것이 인생살이와 많이 닮은 듯하다. 



오미자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날이 이렇게 더우니 식물들의 성장 속도가 엄청 난 듯하다. 너무 급하게 자라지 않고 내실을 다지면서, 그러니까 건강하게 튼실하게 잘 자라주면 좋겠다. 비가 예보되어 있는데, 비 온 후 갑작스레 날이 추워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식물들이 온도 변화에 스트레스 받을 걸 생각하니 안쓰럽다. 얼른 인간이 정신을 차려 지구 생명들을 스트레스 받게 하고, 위태롭게 하는 일을 그만둘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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