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4월 24일 맑음 10도~27도
블루베리밭 풀뽑기와 물주기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쑥이 워낙 많다보니 작업이 더디다. 땅 속 깊이 뿌리를 박고 옆으로 퍼져나가는 쑥은 캐내기도 힘들다.
웬만해선 풀을 적당히 키우다 잘라주는 편을 택하지만, 쑥이 퍼지는 속도와 기세는 제어할 필요를 느끼게 만든다. 이번에 쑥을 캐내면서도 그냥 두었더라면 블루베리 뿌리가 퍼지는 것을 방해했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손으로 뽑다가 워낙 땅 속 깊이 뿌리를 박아서 호미를 이용했다. 하지만 잘못 건드려 블루베리 뿌리를 상하게 하는 경우도 있어서 난감하다. 살살 조심히 하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
이렇게 블루베리 주위를 잘 정리해 둔 곳엔 두더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구리와 지렁이들이 많다 보니 당연한 일일 테지만, 블루베리 뿌리를 들썩이게 만들어 죽게 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두더지 뿐만이 아니다. 개미들도 집을 만들어 블루베리 주위로 구멍이 송송 뚫려있는 것을 보게 된다. 개미는 병균 등을 옮기는 매개체가 되기도 해서, 반가운 손님이 결코 아니다. 기껏 땅을 정리하니, 반갑지 않은 손님만 들썩인다.
반면 활짝 피어나고 있는 블루베리꽃에 벌들이 날아왔다. 블루베리 수정에 벌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벌들이 열일 해준 열매는 튼실하고 맛도 좋은 듯하다. 우리집 블루베리가 맛있는 비결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블루베리 밭의 생태계가 완전히 순환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두더지나 개미가 득세를 하고 있으면 이들의 천적이 나타나 균형을 잡아주어야 하지만,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닌 듯하다. 블루베리를 키우는 입장에서 좋은 생명체와 나쁜 생명체로 나뉘겠지만, 실제 이들 동물의 좋고 나쁨이 있겠냐만은, 어찌됐든 균형을 잡아갔으면 좋겠다. 모름지기 극에 치우치면 결국 다른 극한 처방이 나올 수밖엔 없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