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3. 6 맑음 영하 6도~8도 


3월이 둘째 주로 접어드는데도 아직 아침 기온은 영하다. 블루베리 가지치기 작업을 마무리 해야 할 시점인데, 올해 열흘 가량 늦게 시작한 탓에 아직 절반도 못했다. 



블루베리 주 줄기를 뚫고 나오는 꽃눈 달린 가지가 앙증맞다. 도대체 어떤 힘이 가지를 뚫고 나와 꽃을 피게 만드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이 가지는 그대로 둘 수 없다. 물론 꽃이 피도록 놔두면 분명 블루베리가 맺힐 것이지만, 괜히 양분만 빼앗아가 다른 가지의 열매에 영향을 주고, 또한 이 가지의 노화를 재촉할 것이다. 



지난해 가지를 많이 뻗고 열매를 선물해 주었던 것이 올해는 이렇게 시들어 버렸다. 올해 열매를 많이 얻고자 하는 욕심은 실은 내년의 열매를 차입한 것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 당장의 이익에 눈이 먼 나머지 미래의 열매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의 지구가 바로 이런 처지 앞에 놓여 있다. 



가지치기를 하다 속상한 일을 마주친다. 이상하게도 한 줄의 블루베리들이 많이 죽어있다. 두더지 피해인지, 얼어죽은 것인지, 병 때문인지 가늠이 가지 않는다. 유독 이 줄의 블루베리 중 절반 가까이가 피해를 입었다. 그냥 우연의 일치일까. 

잘 자라다 갑작스레 죽어가는 나무를 보는 것만큼 안타까운 것은 없다. 부디 건강히 잘 자라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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