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맘 때쯤이면 몸이 아파온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올해는 더 심하다. '차라리...'라며 별의 별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인생은 고해'라고 하는데, 몸이 주는 고통으로 말미암은 정신적 고통이 내가 인생의 한 복판에 있음을 실감케 한다. 그야말로 고통은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그 살아있음은 온전히 홀로 느껴진다. 


거울신경세포의 유무와 상관없이 인간은 공감의 능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가며 살아왔다. 감정은 이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지극히 중요한 요소라 여겨진다. 나 혼자 있으면서 슬퍼할 이유가 있겠는가. 나 혼자서 기뻐 날 뛸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 고통은 어떠한가. 물론 타인의 고통을 감지하면, 그 고통을 덜어내고자 하는 연민의 감정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타인의 감지 여부를 떠나 고통은 온전히 자기만의 것이다. 고통을 짊어지고 가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 이외 아무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희망한다. 불교의 깨우침은 고통의 소멸이라 생각한다.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이 지옥 속을 나는 왜 이리 되풀이하는 것일까. 그 고통이 가르치는 것을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 무엇인가가 잘못되었음을 말해주는 신호. 고통! 올해는 기필코 고통으로부터 배움을 얻어 깨우침의 근처라도 서성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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