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7월 29일 맑음 23도~34도


씨를 뿌리지 않았다. 가꾸지도 않았다. 손길 한 번 가지 않았지만 잘 자라는 것들이 있다. 풀이다. 제초제를 치지 않는 곳에서 풀들은 지독히도? 잘 자란다. 

번식력 또한 엄청나다. 풀들끼리 경쟁을 한다. 그중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면서 주위로 서식지를 확장하는 데 탁월한 것들이 있다. 돼지감자다. 뿌리를 완전히 뽑아내지 않는한 돼지감자는 자라고 또 자란다. 키도 사람 키를 훌쩍 넘기며 잘도 자란다. 요즘은 돼지감자를 당뇨 등에 도움이 된다면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활용가치가 있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풀들도 돼지감자처럼 어떤 효능을 갖고 있는지 연구해서 활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모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을테니 분명 각자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는 틀림없을테니까 말이다. 



아무튼 돼지감자 틈 속에서 자주빛이 도는 가지와 포도송이 같은 꽃과 열매를 단 풀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돼지감자의 그 억센 생명력에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세력을 자랑한다. 



미국 자리공이다. 



그냥 보기에 나쁘지 않아 놔두어도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미국 자리공은 땅을 산성화시켜 주위에 다른 풀들이 자라지 못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히려 산성땅을 좋아하는 블루베리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블루베리의 성장을 방해할 만큼 키가 자라지 않도록만 관리해준다면 블루베리를 키우는 도우미가 되는건 아닐지 궁금해진다. 


미국 자리공은 뿌리를 약재로 쓴다. 하지만 풀의 독성이 강해 자칫 잘못 사용하면 몸을 해칠 수 있다. 그래서 전초를 삶은 물을 희석해서 작물에 해를 가하는 벌레를 막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천연농약재로 사용하는 것이다. 


미국 자리공의 약성과 독성은 그 농도에 달려있는 듯하다. 대상의 몸집과 삶은 물의 농도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건네는 충고의 말도 그 대상의 맵집에 따라, 그리고 그 충고의 강도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그러니 사랑하는 이가 성장하기를 바라는 그 마음만으로 말을 뱉지 말고, 농도를 잘 조정하는 지혜를 갖추어 말을 전달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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