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6. 22일 소나기 17도~28도
날씨가 더워지고 비가 잦으면서 집 안팎으로 노래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발이 여러개 달린 벌레들을 보면 징그럽다는 생각에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 노래기는 특히 냄새가 심해 더한다. 온도, 습도에 따라 땅에 있다가 집벽을 타고 오르내린다. 땅에 알을 낳고 겨울을 나기도 하는지 한 번 노래기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 이듬해에도 꼭 다시 등장한다. 사람에게 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집 안에 둘 수는 없는 노릇인지라 난감한 경우가 많다.
다만 이 노래기는 땅의 유기물을 먹고 질소화합물을 똥으로 내놓는다. 마치 지렁이 분변토가 양분을 보유하듯 노래기도 친환경농사를 짓는 밭에서는 소중한 비료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밭에서 노래기를 보았다면 만세를 불러야 할 판이다.
같은 노래기지만 집 안에서 발견하느냐, 밭에서 발견하느냐에 따라 대접이 천지차이로 달라진다. 적시적소! 알맞은 때와 알맞은 장소에 있는 것. 반대로 때가 맞지 않거나 장소가 맞지 않다면 물러서는 것. 내가 귀하게 대접받을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