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6월 8일 맑음 17도~30도 


초여름 날씨다. 아니, 이정도면 한여름이다. 2주 정도 전만 해도 아침 저녁으로 춥더니 갑작스레 온도가 치솟았다. 그 덕분에라기 보다는 그 탓에 블루베리가 갑자기 익기 시작했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열매가 조금 더 커서 다행이다. 완전히 익기 전까지는 크기를 어느 정도 키워주는 모양새다. 



꽤 익은 것과 아직 덜 익은 것의 열매 크기 차이가 상당히 난다. 문제는 당도다. 

열매가 익기 위한 적산온도, 즉 하루 하루 온도가 쌓여서 숙성이 될 수 있을만큼의 온도가 되는 날까지의 기간이 갑작스런 더위로 말미암아 짧아져버린 것이다. 차근차근 온도가 쌓이면서 익어갈 때 광합성이 충분히 되어 당도가 올라갈 텐데, 요 몇일 한여름처럼 더운 탓에 충분한 광합성을 이루지 못하고 익고 있어서 당도가 높지 않을 것 같다. 

지난해에는 블루베리가 파란색이 되고 하루 이틀 후에 바로 수확했지만, 올해는 3~4일 후에 수확해야 당도가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다. 갑작스런 기온의 변화에 잘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블루베리밭을 3차 예초하면서 둘러보니 줄기가 말라죽는 것이 2그루 보였다. 줄기마름병같아 보인다. 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병일텐데 주위에 많이 퍼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줄기마름병에 걸린 가지는 밑둥까지 완전히 제거해주었다. 병이 퍼지지 않은 것은 개인적인 생각으론 제초제와 비료 등을 주지않고 4년째 키운 덕분에 땅속 미생물이 충분해서 병을 이겨내는 힘이 강한 덕분이라 여긴다. 땅 속도 우리 인간의 창자 처럼 여러가지 미생물로 가득한 마이크로바이옴의 세계다. 지렁이가 꿈틀꿈틀대고 있는 땅이라면 분명 건강한 미생물이 많은 곳이리라. 그리고 이런 건강한 미생물은 작물의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벌레와 병균에 저항하는 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블루베리가 줄기마름병을 잘 이겨내고, 열매도 달콤하게 잘 익어가기를 기대한다. 올해 유독 신경을 더 많이 썼고, 땀도 더 많이 흘렸으니, 이런 기대를 갖는 것이 욕심이지는 않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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