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을까봐 노심초사했던 포도나무가 겨우 새 가지를 내놓았다. 지난해 새순이 난 시기에 비하면 거의 한 달 가까이 늦어 죽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순은 모두 가지 밑둥에서만 나와 기존의 가지가 더 길게 뻗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냥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겨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조그맣고 여린 가지에 벌레가 서너마리 달라 붙어 있다.



손으로 잡아서 떼어놓고 보니 꽃매미유충 으로 보인다. 포도나무엔 해충 이다. 포도나무뿐만 아니라 과수에는 모두 해충으로 보면 된다. 나무의 즙을 빨아먹기 때문이다. 천연농약으로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 손으로 잡는 것은 더 어렵다. 손이 다가가면 재빨리 자리를 피해 버리기 때문이다.


꽃매미유충 이 나타났다는 것은 지난 가을 꽃매미가 알을 낳고 겨울을 났다는 것인데, 이렇게 한 해 어떤 피해를 입은 나무는 그 다음해에도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그 나무에 알을 낳고 월동을 하는 탓이다. 만약 벌레 피해가 극심한 경우엔 아예 나무를 뽑아버리라는 충고까지 나올 정도다. 마치 바이러스가 숙주 를 죽여버리는 우를 범하듯 벌레도 먹이를 공급해줄 나무를 죽이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코로나도 그렇고 감기도 그렇듯 이렇게 사람들 사이에 전염이 강한 것들은 치명률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벌레가 극성인 것도 나무의 씨를 말려버리지는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무를 뽑아서 불에 태워버리는 등의 소멸로 벌레의 월동을 막을 수도 있는 노릇인 것이다.


아무튼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벌레들의 행태를 잘 관찰해야 할 시기가 왔다. 적절한 균형을 깨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할 시기도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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