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5월 26일 8도~23도 오전 비 온 후 갬


올해 집에 있는 벚나무는 꽃을 피우지 않았다. 키는 제법 컸는데도 아직 생식성장에는 관심이 없는가보다. 그런데 벚나무 잎에 아주 큰 번데기처럼 생긴 이상한 것이 눈에 띈다. 



검색해보니 사사키잎혹진딧물의 집이라고 한다. 벌레집을 충영이라고 하는데 사사키잎혹진딧물 충영인 것이다. 이 속에서 진딧물이 나뭇잎의 즙을 빨아먹으면서 성장해 탈각한다. 이 진딧물집이 처음엔 연초록색이었다 점차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그냥 떼어내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실제 나뭇잎에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닌듯하다. 집 없이 사는 진딧물들은 엄청 극성인데 말이다. 


집을 갖는다는 것은 안전한 곳과 안정된 마음을 갖는다는 뜻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작은 벌레들도 집을 갖고자 하는 것일지도. 물론 이들의 집은 수십년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매년 새롭게 바꾸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말이다. 집착없이 언제든 떠나고 다시 짓는 이들의 집이 신비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반대로 대한민국의 집은 안전과 안정이 아니라 탐욕과 증식의 대상이 되어버린 듯하다. 하늘로 하늘로 솟구치는 집(값)은 언제 무너질지 몰라 위태롭다. 벌레들의 집처럼 언제든 떠나고 다시 들어설 수 있는 자유로운 집은 불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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