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4월 26일 맑음 6도~22도


살아날지 죽을지 염려된 것들 중 하나인 오미자가 싹을 내더니, 어느새 꽃봉오리가 맺혔다. 지난해 뿌리를 옮겨 심었던 오미자는 박주가리 탓에 성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허벅지 정도까지 자랐다. 대신 오미자인줄 알고 유인해서 키웠던 박주가리는 열매까지 맺어 한 해 성장을 잘 마무리했다. 그래서 올해도 혹시나 이 박주가리로 인해 오미자가 잘 자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지난해 자랐던 그 짧은 가지에서 잎이 나더니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전정 같은 것도 하지 않고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는데도, 일부는 꽤나 키를 키웠다. 하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허벅지 언저리에 그대로 머문채 가지를 자라지는 못하고 있다. 



키를 부쩍 키운 가지에서는 꽃이 피기 시작했다. 오미자는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는데, 안쪽면이 분홍색을 띠는 것을 보니 수꽃처럼 보인다. 처음엔 혹시나 박주가리가 또 먼저 자란 것이 아닐까 의심해봤지만, 오미자가 맞았다. 잎이 무성해지고 있으니, 머잖아 가지를 쳐주어야 할 듯 싶다. 그리고 유인할 수 있는 지지대도 새롭게 정비를 해야할 성 싶다. 그저 집에서 먹을 정도만 열매를 맺어주기를 바라고 있는데, 올해는 한 주먹 정도나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자리를 잡는 것이 어려울 뿐, 한 번 자리를 잡은 것들은 잘 버텨주고 있다. 도라지, 둥굴레, 오미자, 복분자. 모두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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