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 맑음 영하 1~22도
그야말로 봄날씨다. 오후 기온이 22도까지 올라가니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 정도다. 기온이 널뛰기다. 3한 4온의 온도변화가 아니라 4한 3열의 느낌이다. 풀과 나무들이 언제 잎을 내고 꽃을 피울지 혼란스러워할 것 같다. 부디 인간이 불러온 자연의 변화를 잘 견뎌내기를 바랄 뿐이다.
블루베리밭에 발효톱밥을 뿌린지 2주 정도가 지났다. 톱밥은 물론 발효톱밥은 산성을 띤다. 산성을 좋아하는 블루베리에겐 최적의 유기물인 셈이다. 하지만 톱밥이 토양의 산성도를 적합하게 해준다고는 하지만 블루베리가 먹을 양분은 충분치 않다. 그래서 양분은 물론 이들을 분해해줄 미생물을 함유한 균배양체를 뿌려줬다.
이 균배양체는 쌀겨와 버섯폐배지, 아주까리유박이 주성분이고 석회고토와 미생물이 조금 들어가 있다. 기름을 짜고 난 박과 곡물의 껍질인 겨는 식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이 어느 정도 함유되어 있다. 물론 비료만큼 조금만 주고도 충분한 양분을 보급할 정도의 함유량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작물이 자라는데는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참나무톱밥이 주성분인 버섯폐배지도 있어 유기물 증가에 한몫을 한다. 물론 생톱밥에 비해 버섯폐배지의 톱밥성분은 리그닌이라는 성분이 1/3 정도 수준이라, 생톱밥 정도의 유기물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많은 양을 투입해야 한다. 리그닌은 일종의 섬유질로 미생물이 분해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유기물 함량을 늘리는데는 이 리그닌 성분이 중요하다.
블루베리 1주당 균배양체 5kg을 주었다. 2주 전엔 발효톱밥을 1주당 10kg씩 주었으니, 1주당 총합 15kg 정도의 퇴비가 들어간 셈이다. 균배양체의 경우 발효가 이루어지면서 바로 양분이 공급될 수 있다. 지금 뿌려준 것들은 3월부터 블루베리에 양분을 공급할 것이다. 봄에 꽃눈과 잎눈을 내놓을 블루베리의 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박과 겨는 분해가 빨라 2~3개월 정도면 대부분의 양분이 소모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블루베리가 막 열매를 맺을 즈음부터는 다소 양분이 딸릴 수도 있다. 그래서 블루베리의 절반 정도만 균배양체를 뿌려주었다. 나머지 절반은 2~3주 후에 뿌려줄 생각이다. 뒤에 뿌린 것은 열매가 한창 자랄 때까지 양분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랬을 때 이 둘의 성장과 열매의 맛 정도의 차이가 어떻게 발생할지 궁금하다. 올해 비교 대상은 균배양체의 투입 시기인 셈이다.
이제 블루베리도 4년생이 되었다. 쉽게 죽지 않을만큼은 자라준 셈이다. 내년까지는 톱밥과 균배양체를, 그리고 그 이듬해부터는 균배양체만 1~2년 정도 더 주고나면 무투입이 가능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미생물이 풍부한 살아있는 흙을 만들어준다면 주위의 풀만으로도 잘 자랄 수 있을까 염려되면서도 기대가 된다.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지 296호에는 21년에 걸친 유기농업연구결과가 소개되어있다. 유기재배 포장지에서는 양분을 순환시키는 미생물이 증가되어 양분 가용화 효율이 높아져 관행재배 절반 이하의 양분으로 관행재배 수확량의 80%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 아무튼 올 한 해도 블루베리가 튼튼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며 균배양체를 한 삽 한 삽 뿌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