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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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말하는 것에 관해 측정할 수 있고 그 내용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것에 관해 무엇인가 아는 것이다. - 캘빈 경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지구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숫자로 알려준다. 

1969년 이후 전 세계는 인구가 두 배 늘었다. 일부 학자들은 늘어난 인구를 부양할 곡식이 부족할 것이라 경고했다. 하지만 곡물 생산량은 세 배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배를 곯는 사람들이 있고, 기아로 죽는 아이들이 있다. 이는 육류 생산량이 세 배로 늘어났기에, 가축을 먹이는 데 곡물의 많은 부분을 쓰는데다, 20% 정도는 바이오연료로 쓰이고, 액상과당이나 산, 검과 같은 첨가물로 전환되고, 유통과정 또는 집에서 보관하다가 버려진다. 버려진 음식 쓰레기의 양은 영양부족 상태에 놓인 사람들에게 필요한 식량의 양과 맞먹는다. 

또한 지구상 인구 20퍼센트가 전 세계 전력량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고 있고, 전 세계 화석연료 사용량은 세 배 늘었고, 플라스틱 생산량은 열 배가 늘었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매년 1조 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평균 해수면은 10센티미터가 상승했다. 


최근 50년 동안 지구에서 일어난 숫자의 변화는 우리가 잘못된 길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길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행동의 변화는 분명 현실 인식으로부터 비롯된다. 하지만 문명의 발달이 가져다 준 풍요로 물든 욕망이 숫자로 잠재워질 수 있을까. 


저자는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자>고 말하지만, 과연 우리의 행동은 변화될 수 있을까. 수많은 과학자들이 기후온난화의 위기를 말하고 있지만, 정작 바뀐 것은 거의 없다. 파리기후변화협약 등의 전 세계적 합의도 문서로만 존재할 뿐 삶의 양식을 바꾸고 있지는 못하다. 이책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가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련지 고개가 갸웃거린다. 물론 이 숫자를 통해 지구가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은 틀림없음을 주위에 알릴 순 있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어찌됐든 비행기를 최대한 타지 않고, 고기를 줄이는 등의 일상 속 행위가 지구의 생명을 지켜내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숫자로 알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이다. 이런 작은 행동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숫자는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내가 조금만 풍요로움을 줄이면, 지구가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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