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파이더맨과 슈퍼맨을 합친듯한 액션. 하지만 파괴력은 떨어진다. 이야기는 거대하지만, 개인의 심리를 섬세하게 파고들진 못한다. 볼거리  생각거리  


2. 불멸의 삶을 살고 있는 원더우먼은 1984년 냉전시대에 고고학자로서 조용한 삶을 살고 있다. 물론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몰래 구해주면서. 그러던중 '소원을 들어주는 보석'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사회가 혼돈에 빠진다.

 

1980년대는 자본주의가 급속도로 성장해가는 풍요의 시기다. 욕망은 자본주의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환상이 자본주의를 달리도록 만든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인간의 무한한 욕망이 우리를 위기로 빠뜨릴수 있음을 조금이나마 자각하고 있다. '지금 알고 있던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다'면, 당연히 욕망의 적절한 제어가 필요하다. '소원 보석'은 소원을 들어주데, 그 사람의 가장 소중한 것 한 가지를 뺏어간다. 사람들의 욕망은 충돌할 수밖에 없고, 냉전국가간의 충돌은 세상을 멸망으로 이끌 수 있다.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잃고나서야 탐욕의 위험을 깨우친다. 원더우먼은 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각자의 소원을 철회할 것을 바란다. 영화 속 사람들처럼 1984년에서 4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욕망의 유혹 속에서 절제라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여전히 자본주의의 욕망-소원을 들어주는 보석의 힘-은 막강하다. 



3. 원더우먼의 액션은 스파이더맨과 무척 닮아있다. 여기에 슈퍼맨의 비행을 더하면 새로운 원더우먼의 액션이 탄생한다. 그러다보니 원더우먼의 액션은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고, 스케일이나 화려함도 떨어진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황금 슈트 골든 아머일테지만, 방패 이상의 그 무엇을 보여주지 못한다. 

원더우먼의 적, 빌런으론 맥스 로드와 치타가 등장한다. 맥스 로드는 실체가 없는 욕망을 부추기는 존재이지만, 자신의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결국 그를 구해낸다. 치타는 반대로 자신에게 없는 것을 욕망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 [원더우먼 1984]는 치타의 빌런으로서의 매력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액션도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한다. 

반면 원더우먼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은 지극히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는 것처럼 보인다. 원더우먼의 액션은 철저히 남성의 시선으로 여성적 매력을 드러내도록 하는데에 치중해보인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액션의 동작과 표정은 성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러다보니 여러 히어로물 속 주인공과 다른 원더우먼만의 매력은 대체 무엇일까 의문을 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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