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0일 맑음 영하 6도~5도


개밥그릇에 담겨 있는 물이 아침이면 꽁꽁 얼어있다. 벌써 겨울 추위가 매섭다. 어슬렁어슬렁 늑장을 부리다보니 12월이 코앞이다. 



집 주위를 둘러보며 본격적으로 겨울에 들어서기 전에 갈무리해야 할 것들을 살펴봤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감국이었다. 허리춤 이상으로 길게 자란 것들이 꽃이 지고 나니 다소 어지럽고 지저분해 보인다. 깔끔하게 정리도 할겸 내년에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 밑둥까지 잘라내는 작업을 했다. 



감국을 다 쳐내니 진입로가 훤해졌다. 잘려진 가지는 블루베리밭 사면에 두었다. 삭아서 퇴비가 되면서 풀이 자라는 것을 막아주기를 기대한다. 



잘려진 밑둥을 보니 새로 싹을 내서 꽃이 핀 것들이 보인다. 이번주 추위가 찾아오기 전까지 따듯했던 기후 영향인 듯하다. 


감국처럼 보다 건강하게 잘 살아가기 위해 기존의 줄기를 싹~둑 잘라내야 할 때가 있다. 아마도 코로나19가 가져오는 삶의 변화는 이같은 <싹둑>을 요구하는지도 모른다. 코로나19는 뭇생명들과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삶,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아닌 균형을 갖춘 삶으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요구는 개개인의 삶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생명과의 조화, 균형잡힌 삶이라는 가치에 공감을 한다면, 지금까지의 내 삶의 태도를 <싹뚝> 자를 각오를 해야하지 않을까. 잘려진 감국은 내년 샛노란 꽃을 더욱 화사하게 피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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