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하가 단풍으로 물든 이맘때는 자전거 타기에도 제철이다. 최근 자전거에 재미를 붙인 딸내미와 함께 오늘은 국토종주 오천자전거길의 괴강교 인근을 찾았다. 



괴강교 근처의 휴게소(인증센터가 이 부근에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인증에 관심이 없어서 인증센터가 있는지 여부는 살피진 않았다)에서 출발했다. 단풍나무의 강렬한 빨간색과 초록빛을 띠는 달천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전거길은 파란색 줄이 표시되어 있다. 이 줄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면된다. 인증센터를 100미터 지나면 이정표가 나오고 곧이어 괴강관광농원 캠핑장을 지나게 된다. 글램핑과 캠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인데 가족 단위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보니 여기까지는 꽤나 아기자기하게 길을 잘 꾸며놓은 느낌을 받는다.



캠핑장을 지나고 나면 여느 시골풍경과 다르지 않는 모습들과 마주친다. 왼쪽으론 한창 결구되어가고 있는 배추와 타작을 하고 있는 깨 등 밭을 볼 수 있다. 오른쪽으로는 달천이 흐른다. 천변으로는 갈대가 군데 군데 무리를 지어 하얀 손짓을 한다. 



2키로미터 정도를 달리면 두천교에 다다른다. 두천교 바로 앞은 쉬어갈 수 있는 넓은 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괴산의 산막이옛길을 감싸고 있는 산봉우리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자전거길을 안내하던 파란색줄이 보이질 않는다. 보천교를 건너가야 하는 것인지, 건너지않고 도로를 따라 가야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파란줄이 끊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안내표지판이라도 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나중에 보니 보천교를 건너지 않고 도로를 따라 쭈~욱 200여 미터를 가면 다시 파란 줄이 나타난다).



딸내미와 함께 가는 길이다보니 이 종주길을 계속 갈 수는 없었다. 벌써 다리가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 그래서 종주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보천교를 건너보았다. 보천교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꽤나 멋지다. 



보천교에서 바라본 은행나무길이 멋져보여 자전거길 대신 달천을 따라 난 둑방길을 선택했다. 배추의 초록색과 은행나무의 노란잎, 그리고 달천이 어우러져 마음이 밝아온다. 



이 길을 따라 500여 미터쯤 가다보면 달천에 놓여진 징검다리가 보인다. 물이 얕게 흐르고 있어 재미삼아 징검다리도 건너본다. 


집순이 딸내미도 방에서 뒹굴뒹굴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자전거를 타며 바람쐬는 것을 즐길줄 알게됐다. 물론 2시간 이상은 지루해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젠 제법 풍경이 주는 맛을 아는 듯하다. 아무리 멋진 풍경도, 경이로운 모습도 아이들에게는 그저 주위를 둘러싼 자연의 하나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풍경이 주는 맛과 멋을 알게되는 듯하다. 무엇이 풍경을 대하는 마음에 변화를 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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