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핵잠수함을 다룬 프랑스 영화. 잠수함의 결투 장면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보다는 핵을 놓고 벌어지는 심리적 압박감을 잘 표현했다. 잠수함에서 근무하는 음향탐지사에 대한 호기심도 불러일으킨다. 스릴을 좋아한다면 적극 추천.


2. 영화 [울프 콜]은 세계에서 핵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늘어나면서 핵전쟁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의 견제를 통해 핵 억제력이 강해진다는 핵전쟁 억제력이 핵을 갖추기 위한 미사여구일 수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핵전쟁 억제력은 모래 위에 지어진 성처럼,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허술하고 위태로운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스릴러 끝판왕. 국력을 위해 핵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한번쯤 꼭 봤으면 하는 영화다. 


3.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잠수함 음향탐지사는 잠수함이 운항하는 내내 양말 한 켤레로 지낸다하여 별명이 '양말'이다. 양말은 잠수함 소나에 탐지된 음향을 통해 그 소리의 정체를 파악하는 일을 담당한다. 적군인지, 아군인지는 물론 잠수함인지 구축함인지, 또는 해양생물인지 등등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판단을 통해 작전의 향방이 갈리고 생사가 결정될 수 있다. 그렇기에 빠르면서도 정확한 판단은 필수다. 


4. '양말'은 시리아 앞바다에서 정체불명의 소리와 마주친다. 자신이 갖고 있는 데이타에 적합한 소리가 아닌 것이다. 겨우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된 작전이 끝나고, 본부로 돌아온 '양말'은 그 소리의 정체가 해체된 러시아의 잠수함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러던 중 러시아쪽에서 날아온 핵미사일로 프랑스 전역이 초비상에 걸린다. 작전중이던 핵잠수함에서 격추용 미사일을 발사하지만 요격에 실패한다. 프랑스는 핵미사일 공격에 맞서 핵으로 대응하기로 결정, 작전 중인 핵잠수함에 핵미사일 발사를 명한다. 하지만 '양말'은 러시아가 발사한 핵미사일의 소리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아챈다. 핵미사일에 핵탄두가 없는 것이다. 제3세계 테러집단이 핵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속임수를 썼던 것. 당장 핵미사일 발사 명령을 취소해야 한다. 하지만 핵미사일 발사 명령은 절대 취소할 수 없는 명령이다. 핵미사일 발사 이후 벌어질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해 이 명령은 절대 거두어질 수 없도록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이제 남은 방법은 한 가지 뿐. 핵잠수함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핵잠수함을 격추시켜야 한다. 아군이 아군의 핵잠수함을 격추시켜야 하는 상황. 핵잠수함 또한 핵미사일 발사 명령을 지키기 위해 아군의 호위잠수함을 쓰러뜨려야만 한다.


5. 국가를 위해 행해야 하는 일이 서로가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상황은 혼란스럽다. 핵미사일 발사 시간은 다가오고 긴장은 극도로 커져간다. 영화 [울프 콜]은 주인공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는 한편으로, 이 극한의 상황을 치밀하게 직조해간다. 오랜만에 보는 스릴 만점의 잠수함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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