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10월 1일 10도~24도 맑음
멧돌호박을 둘러보니 아직도 수정이 되어서 열매를 맺는 것들이 많다. 지금 열매를 맺은 것들은 크기도 크기이지만 서리가 내리기 전에 익을 가능성은 없다. 그래서 애호박을 따서 말리기로 했다. 호박고지를 만들어서 겨우내 두고두고 나물로 먹을 수있기 때문이다.
연휴 첫날 호박 9개를 따고 이튿날 8개를 땄다. 크기에 따라 연한 정도가 달랐다. 하나 하나 얇게 썰어서 햇볕에 말렸다.
호박고지를 잘 만들려면 먼저 얇게 써는 것이 중요하다. 두껍게 썰어 말리면 잘 마르지도 않을뿐더러 자칫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다음으로는 햇볕이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이 2~3일 정도만 지속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날씨가 받쳐주지 않으면 집안에 들여놓고 선풍기로 습기를 제거한다. 또 가끔씩 뒤집어주어야 한다. 일일히 하나씩 뒤집어 주고, 해가 나면 내놓고 비가 올 것 같으면 들여놓는 등 정성을 쏟아야지만 좋은 호박고지를 만들 수 있다.
첫째날과 둘째날에 썰어서 말린 것들은 제법 괜찮은 호박고지가 되었다. 그런데 세번째 수확해 잘라서 말린 것은 건조 후 둘쨰날에 하루 종일 비가 온 탓에 그만 곰팡이가 생기고 말았다. 실내에 들여놓고 깜빡 선풍기를 틀어놓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그동안 들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잠깐의 방심이 불러온 화였다.
어찌됐든 제법 많은 양의 호박고지를 장만하게 됐다. 이젠 늙은 호박이 푹 익을 때만을 기다린다. 10개 이상 수확할 수 있게된다면 도라지와 대추 등을 함께 넣어 달여서 파우치로 만들어 두고두고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