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방송 프로그램 중 <구해줘! 홈즈> 같이 시청자가 원하는 집을 찾아주는 '집방'이 인기다. 모두 그런 것이 아니겠지만 집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 꽤 된다. 하지만 직접 집을 짓다보면 차라리 그냥 지어진 집에 들어가 사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죽하면 '집을 지으면 3년 늙는다'거나 '집을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소리가 있겠는가. 그럼에도 '다시 집을 지으면...' 이란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자신만의 집을 자신의 생각과 의지대로 짓는다는 매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귀농도 집짓기와 살짝 비슷한 측면이 있다. 자신만의 농장을 꿈꾸며, 땅을 구하고, 작물을 디자인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가꾸어가고 싶어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말 그대로 농업을 직업으로 삼아 경제적 활동 측면만을 생각하는 귀농인들도 있다. 이런 귀농인들에겐 이미 잘 꾸며지고 완성된 농장에 몸만 들어가서 농사를 지어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조건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괴산의 한 블루베리 농장. 2,000평에 가까운 규모에 저온저장고 2개, 창고 1개, 대관정 1개 등 모든게 완벽히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 14년차 유기농 블루베리를 짓고 있는 농장주는 나이가 먹어 농사를 많이 짓는게 힘들다며, 농장의 반을 매물로 내놓았다.
만약 농사를 직업으로 삼고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런 매물이 매력적일 수 있다. 기반시설을 다 갖추었을 뿐더러, 나무 종류는 3~5년 정도 과일을 매달때까지 수익이 없이 투자만 해야하는데, 귀농 첫해부터 수확할 수 있는 과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사를 지으면서 마주치게 될 갖가지 어려움도 농장주가 옆에서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이 매물을 얻기 위한 목돈이 필요하다는 것이 장애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귀농정책자금 등 각종 지원책을 활용해보면 이 장애물도 큰 어려움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귀농하고자 하는 이의 목적이다. 농사를 직업으로 삼겠다는 것만이 주요 목적이라면 이런 완성된(?) 농장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수 있다. 실제 농가를 둘러보면 연세가 드시면서 농사를 줄이고 싶어하는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이런 어르신들의 농장을 임대 또는 구입하게 되면 어르신들을 멘토로 해서 빠른 시일내에 정착이 가능하다. 반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그다지 추천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완성된 농장이기에 새롭게 손을 댈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귀농의 목적!>.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귀농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잡아야 한다. 그래야 그 목적에 맞춘 귀농지를 잘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