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영화.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액션 스릴러. 이야기의 판도를 바꾸는 행위 하나가 그닥 설득력 있진 않지만, 그 행동을 눈감아준다면 이야기가 꽤나 흥미진진하다. 초반엔 어떤 사건이 터질것만 같은 조마조마함이 영화음악을 통해 고조되고, 후반엔 추격과 총격, 격투 등 액션의 장르가 바뀌면서 보는 재미를 준다. 


2. 앙투안은 알랭이 마련한 2주간의 서바이벌 캠프에 초대받는다. 알랭은 기후온난화이든 경제공황이든 전염병이든 무엇이 됐든 간에 곧 혼란의 시기가 올 것이라 믿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캠프지를 만들었다. 사냥이 가능한 광활한 자연과 태양광 전지, 발전기, 온실, 땔감, 가스 등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캠프가 침략당할 것을 대비해 온갖 덫과 무기도 갖추어 놓고 있다. 서바이벌 캠프에 참가한 이들은 알랭의 추종자들로,생존기술을 배우고 익히고 싶어한다. 캠프가 평온하게 진행되던 중 갑작스런 폭발사고로 참가자 중 한 명이 죽음을 당한다. 시체 처리를 둘러싸고 알랭과 참가자들간의 대립이 벌어지고, 결국 서로간의 목숨을 건 싸움이 전개된다. 


3. 영화의 흐름상 시체를 감추고 자신의 캠프를 외부로부터 지키고 싶어했던 알랭이 악당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알랭은 그저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지키고 싶어했을 뿐이다. 이미 벌어진 갑작스런 사고였고, 죽음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의 대다수는 사건을 경찰에 알리는 것을 통해 자신이 죄가 없음을 밝히고, 모든 책임은 알랭에게 있음을 말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다른 참가자는 경찰에 알리는 순간 자신들이 갖고 있던 각종 무기와 화약들로 인해 테러리스트로 오인받아 감옥에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이들의 견해차가 결국 목숨을 서로 앗아가는 그야말로 서바이벌 게임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4. 알랭은 캠프 초반 참가자들에게 믿음과 연대를 이야기한다. 세계가 혼란에 빠져들게 되면, 오직 이 상황을 예견하며 준비했던 사람들끼리 서로 믿고 힘을 합쳐 생존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믿음과 연대에 대한 의지는 단순한 폭발 사고 하나로 산산히 조각나버린다. 우리가 희망을 말하는 연대라는 것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살엄음판과 같은지를 말하고 있는듯하다. 

그럼에도 알랭의 반대편에 서서 마지막까지 싸움을 벌이던 알랭과 라셸의 공조는 연대에 대해 결코 포기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듯하다.


5. 영화 후반부는 그야말로 액션으로 이어진다. 화려하진 않지만 꽤나 사실적이어서 집중하게 만든다. 시가전을 연상시키는 총격신은 단순하고 간결하지만 폭발적이다. 흡입력이 상당하다. 


6. 사족이다. 알랭은 몬트리올이 혼란에 빠지면 단 사흘 정도 버틸 수 있는 식량만을 가지고 있다며, 비상식량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장한다. 실제 그렇다. 세계의 대도시 대부분은 기껏해야 이틀에서 일주일 정도 분량의 식량만을 갖추고 있다. 세상에 어떤 일이 발생해서 교역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많은 대도시민들은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알랭은 그에 대한 대책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공간과 창고, 비상식량 등을 준비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비상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대처로는 도시농업이 거론된다. 도시 빌딩의 옥상과 빈터, 또는 건물 안에 곡식과 채소 등등을 기를 수 있는 농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의 열섬 현상을 줄이고, 녹지확보를 통해 기후온난화를 늦추고, 믿을 수 있는 식량을 확보하는 등등의 온갖 이점이 있다. 알랭을 보며 혼자만의 생존공간이 아닌 더불어 살 수 있는 도시농업을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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