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21도~28도 태풍 끝자락 오전에 비
9호 태풍 마이삭은 지난번 바비에 비해 확실히 비바람이 거셌다.
집 뒤에 산줄기의 끝자락이 있어 다행히 큰 바람을 막아준다.
반면 나무들이 잎을 떨어뜨려 집으로 실려오는 것이 문제다. 데크야 빗자루로 쓸면 되지만 지붕 위에 떨어진 것들은 꼭 처리를 해야한다. 빗물받이의 구멍을 막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태풍이 다 지나고 나면 사다리를 놓고 지붕 위로 올라가 빗물받이를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그런데 나뭇잎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은 벌레들이다. 특히 선녀벌레다. 숲에 숨어있던 선녀벌레들이 태풍을 피해 집 벽에 다닥다닥 붙어있다. 이 벌레들은 바람이 잠잠해지면 또 숲으로 들어갈 것이다. 이렇게 숨어있다 주변에 복숭아 나무나 과수를 비롯해 다양한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숲으로 도망가는 것이다. 선녀벌레에게 숲은 일종의 주둔지인 셈이다.
숲과 밭이 생태계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이어져 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의 과수원이나 밭은 제초제와 농약으로 먹이그물을 끊어놓고 있기에, 숲으로 피신한 벌레들이 피해의 주범이 되는 것이다. 농사를 짓되 생태계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농사가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랬을 때만이 화석연료의 도움없이 지속가능한 농사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