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일 22도~33도 맑음 폭염주의보


올봄 칡이 한창 새순을 내기 시작할 때 칡순을 따서 칡잎차를 만들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맛을 보라고 조금씩 나눠주기도 했는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구수한 잎차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새순이 나고 조금 지난 후 칡이 한창 자랄 때는 칡을 잘라서 줄기를 말려 칡차를 만들었다. 하지만 칡차는 햇볕에 잘 말린다고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곰팡이가 생겨서 보관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후엔 칡은 보이는대로 없애는데 치중했다. 칡은 워낙 빨리 성장하는데다 덩굴성이라 다른 작물을 감싸 재배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숲을 빠르게 점령하는 탓에 지자체들이 칡을 없애기 위해 들이는 비용도 만만치않다. 


칡은 약재로 사용한다면 그야말로 뿌리에서 꽃, 잎까지 다양하게 쓸 수 있는데다, 야생에서 생존력이 강해 최고의 재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작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심지어 죽음으로까지 내몰기에 최악의 식물로도 평가받을 수 있다.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칡은 극과 극의 대접을 받는 것이다. 


일단 블루베리와 체리나무가 있는 곳의 칡은 최대한 없애는데 치중하고, 뽕나무 근처에 있는 칡은 놔두었다. 칡꽃이 피면 말려 차로 만들어보기 위해서다. 



드디어 칡꽃이 피기 시작했다. 칡꽃도 바라보고 있으면 꽤 예쁘다. 



다만 다른 꽃들과는 달리 무리를 지어 필 때 예쁜 정도가 훨씬 커지는 것은 아닌듯하다. 



하지만 꽃을 따서 한 그릇에 담아보니 색다른 매력을 풍긴다. 



칡꽃은 갈화라고 해서 한방에서 약재로 사용한다. 이때 갈화는 자주색의 꽃이 활짝 피기전 봉우리가 맺혀있을 때 채취해 말린 걸 이용한다. 갈화는 칡 하면 떠오르는 술독 해독에 좋고, 갈증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식욕이 부진하거나 복부팽만일 때도 갈화를 달인 물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모든 약재가 그렇듯 자신의 체질과 궁합이 맞는지를 잘 따져야만 한다. 


칡꽃이 다소 피긴 했지만, 꽃봉오리들을 채취해서 햇볕에 말리고 있다. 꽃봉오리 하나하나를 따로따로 떼어서 말려야 하지만, 꽃 전체 모습이 예뻐서 일단 다 말리고 있다. 꽃이 핀 것들도 잘 말리면 차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칡을 보고 있자니, 좋고 나쁨이란 결코 절대적이지 않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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