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넷플릭스 오리지널 폴란드 영화. 넷플릭스 덕분에 평소 보지 못했던 유럽국가들의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의 영화를 접하고 있다. 이번 영화는 마치 정치인 테러 실화를 바탕으로 한듯한 이야기 전개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2. 댓글의 힘은 대단하다. 같은 의견의 댓글이 모이고 모이면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한다. 그런 힘을 알기에 댓글조작부대까지 생겨나지 않았는가. 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심지어 여론을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한다. 


3. 영화 [헤이터]의 주인공 토메크 기엠자는 한 가족의 지원 덕분에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표절로 인해 대학을 중퇴하게 되고, 한 커뮤니티 회사에 들어간다. 의뢰인의 입맛에 맞추어 댓글을 조작하고 여론을 왜곡하는 것이 일이다. 

그는 자신을 지원해준 가족의 딸인 가비를 좋아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어한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후원가족이 일하고 있는 한 정치인의 선거캠프에 들어간다. 이 정치인은 커뮤니티 회사에서 여론을 조작해 지지율을 떨어뜨려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토메크는 게임속 캐릭터로 사회부적응자인 한 남성을 꾀여 테러를 유도한다. 

영화 [헤이터]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한 남자의 비뚤어진 욕망과 책임감 없이 비대해진 온라인 댓글이 만나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흘러갈지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매력이 영화 내내 흘러넘친다.  


4. 그저 관심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인정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한 여자로부터. 또 조직으로부터. 가짜 계정을 만들고 조작된 댓글로 공격하는 것이 일인 회사. 이곳에서도 능력에 따라 차별을 받는다. 일이 일인지라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면 불법도 서슴치않는다. 하지만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남을 해치고 불화를 일으키는 능력이 뛰어나서야 되겠는가.


5. 해서는 안될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잘 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도 이때문일지 모른다. 무한경쟁 속에서 이기는 것만이 중요하다. 어떻게 이기는지는 상관없다. 무엇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지도 관심이 없다. 그저 꼭대기에 서 있는 것만이 최대 관심사다. 

반대로 꼭대기에 서 있을 수 없다면 꼭대기에 있는 이들을 잡아끌어 내려야 한다. 그 잡아끄는 손가락-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눌러대는-엔 정의나 양심이 없다. 욕망만이 춤을 춘다. 비극은 그렇게 잉태된다. 


6. 댓글 때문에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헤이터]처럼 온라인의 영향력으로 사람을 조정해 테러까지 일으키는 일이 상상 속의 일일 수만은 없어보인다. 섬뜩하지만 미움으로 가득찬 마음으로 온라인에 남겨진 글은 칼날이 되기도 한다. 부디 함부로 휘두르지 않기를... 그 칼날이 자신에게로 향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미움과 증오로 춤추는 댓글들. 우리는 어디까지 그 춤을 허용하고 바라볼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