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장맛비에 풀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밭에는 들어갈 생각도 않는다. 다만 진입로에 돌을 깔아놓은 곳에서조차 풀이 허리춤까지 자라올라 비가 잠깐 잠깐 멈출 때 풀을 뽑고 있다.
풀도 어렸을 적에 뽑는게 편하다. 풀이 자라 뿌리가 깊게 박히기 시작하면 두 손으로 잡아당겨도 좀처럼 뽑히지 않는다. 무릎과 허리에 반동을 써가며 잡아채도 꿈쩍않는 풀들도 있다.
습관이라는 것도 그렇다. 습관이 형성되는 초기엔 조금만 노력해도 바꿀 수가 있다. 하지만 습관이 굳어지기 시작하면 좀처럼 바꾸는 게 쉽지않다. 소위 까르마라고 하는 업도 그렇다. 쌓이고 쌓여서 이루어진 것인만큼 쉽게 변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풀은 잡아채고 잡아채면 결국은 뽑힌다. 정 안되면 호미라도 동원하면 된다. 굳어진 습관이나 업도 그렇다. 영 바뀔것 같지 않아보여도, 멈추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정진하면 결국엔 바뀌기 마련이다. 다만 끊임없이 행한다는 것이 어려울 따름이다. 이것또한 스스로의 결의가 중요하다. 마지못해, 강요에 의해서는 여러가지 핑계를 대어 그만두기 마련이다. 스스로, 자발적으로, 마음을 낸다면, 결국은 변하는 것이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