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JTBC에서 방영된 [팬텀싱어3]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라비던스 팀에서는 소리꾼 고영열이 포함되어 있다. 이 팀은 결승 1라운드에서 남도민요 <흥타령>을 편곡해 불러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았다. 우리의 전통 소리 창법과 노래를 현대인의 귀에 쏙쏙 들어오게 변화를 준 것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비결로 보인다. 옛것 그대로가 아닌 재해석과 변화, 조절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물론 그 바탕은 고영열이라는 소리꾼의 소리가 있었다. 


2. 우리나라 최초의 100만 관객 영화 [서편제]에서는 소리꾼이 되는 과정과 소리꾼의 애환이 잘 담겨져 있었다. 소위 '한' 이라고 부르는 정서를 그려낸 것이다. 올해 개봉한 영화 [소리꾼]은 판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이야기의 즉흥성과 관객과의 호흡 등이 판소리의 중요한 특성임을 심청전을 통해 말하고 있다. 


3. 영화 [소리꾼]은 솔직히 영화적 재미는 떨어진다. 서사나 인물이 고정관념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소리꾼의 운명, 암행어사의 등장, 탐관오리의 횡포 등등이 너무나 오랫동안 봐왔던 것이다. 다만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정형화된 판소리가 초창기 얼마나 즉흥적 변화를 거치며 만들어졌을지를 유추해보는 재미는 있다. 


4. 판소리는 죽어있는 소리가 아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판소리의 즉흥성은 현대의 랩이 대신하고 있는듯하다. 어찌보면 판소리와 랩은 닮은 구석이 많다. 전통이 꼭 인기를 얻고 사랑을 받아야한다는 당위성은 없다. 하지만 힙합과 같은 인기를 구가할 수 없을지라도 우리 고유의 소리를 내는 방식이 현대의 노래 속에도 살아 있다면, 다양한 소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이 아닐까. 남성 4중창 라비던스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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