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애플TV+의 오리지널 영화. 코로나19로 극장에서 개봉을 못하고 결국 스트리밍서비스로 직행. 하지만 영화 제작비가 5,000만불을 넘는 대작. 온라인 OTT 선두주자 넷플릭스와 경쟁이 될까? [그레이하운드] 영화 자체만 놓고 본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2. 톰 행크스 주연. 역시 믿고보는 배우. 2차 세계대전 당시 1942년 대서양에서 독일의 U보트 잠수함에 맞서 수송함을 호위하는 미국의 구축함 그레이하운드 이야기. 미국의 영웅주의적 시각이 그리 거슬리지 않는 영화. 


3. 영화의 대부분은 U보트와 구축함 사이 전투다. 잠수함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선 으레 잠수함이 주인공이지만, [그레이하운드]는 구축함의 시선으로 전투를 바라본다. 이 시선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끈다. 구축함이 잠수함을 어떻게 상대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쫄깃해진다. 마치 모바일게임 [월드어브워쉽 블리츠]를 보는듯하다. 


4. 눈길. 미 수송선을 호위하는 구축함 부대의 총 책임을 맡게 된 톰 행크스. 이번이 첫번째 총괄지휘자로서의 임무다. 수송선을 포함해 구축함의 모든 선원들의 목숨이 그의 지휘에 달렸다. 영화[그레이하운드] 속에서는 승무원들이 톰 행크스 선장의 명령 하나만을 기다리며 쳐다보는 시선들이 줄곧 나온다. 거의 침묵에 가까운 배경에 승무원들의 눈길만을 잡는 장면은 톰 행크스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막중한 무게를 지니고 있는지를 말하는 것 같다. 그 시선들이 주는 압박감은 톰 행크스의 어깨를 짓누른다. 다른 이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의 어려움이 승무원들의 시선으로 잘 묘사됐다. 


5. 환호. 수십 시간의 혈투를 끝낸 톰 행크스에겐 오직 휴식이 필요하다. 이때 들려오는 환호성. 수송선의 승무원들이 자신들을 지켜준 구축함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이다. 이 환호가 톰 행크스의 지친 몸을 달래고, 영혼을 깨운다. 고마운 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라. 그것이 얼마나 그들에게 힘이 되는지를 안다면, 최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라. 곳곳에서 시시때때로 악다구니 대신 조그마한 환호가 들려오는 세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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