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의 계절이 돌아왔다. 복숭아밭에서는 잘 익은 복숭아를 따느라 손길이 바쁘다. 지난해부터 맛있는 복숭아를 실컫 먹고 있다. 하지만 한 번도 사서 먹은 적은 없다. 집 옆의 복숭아밭에서 나온 파치 덕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집옆 복숭아 과수원의 할아버지가 손짓으로 부르신다. 파치를 가져가라는 거다. 한 번 주실 때마다 거의 50개 가량은 된다. 집에서 다 먹을 수 없을 정도라 파치로 받은 복숭아를 다시 주위 사람들과 나눠 먹는다. 


과수든 과채든 엽채든 작물을 키우다보면 파치가 나온다. 벌레가 먹은 흔적이 있다거나 흠집이 나거나 못생겼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찾지않기에 시장에 나갈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파치는 겉모습만 흉할(?) 뿐 맛은 다르지않다. 충분히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파치의 비율은 대충 10~30% 정도. 이 파치의 비율을 줄이는 것이 농사의 고급 기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파치는 대부분 버려진다. 다행히 농장의 과수원이나 밭에 버려지면 퇴비의 역할이라도 하지만, 중간 유통과정에서 버려지면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전 지구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파치만 잘 활용할 수 있어도 식량부족은 거뜬히 해결된다. 물론 이것을 어떻게 공급, 보급하느냐는 정치적, 경제적 문제와 얽혀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여름 내내 집옆 과수원의 복숭아를 실컫 얻어먹는다. 복숭아를 받아 온 박스 안에 두유나 주스, 때론 시원한 참외나 수박을 넣어서 돌려드린다. 가끔은 복숭아를 사 먹는 것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함께 나누어 먹는 마음이 훨씬 값지다. 올 여름에도 상처난 복숭아의 달콤함으로 더위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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