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결백]은 일본추리소설을 읽는듯한 기분이 든다. 현재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추적은 과거의 비밀을 밝히게 되고, 그 비밀은 뜻밖의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식의 전개가 그렇다. 하지만 복선이나 치밀한 구성이 다소 약하다. 즉 과거 비밀의 절반 정도는 어느 정도 예상됐으며, 추적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 그럼에도 몇 장면의 연출-어머니를 면회하는 장면에서 정인과 어머니의 실루엣이 겹쳐지는 장면 등- 덕에 지루함 없이 볼 수 있다.     


2. 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농약막걸리 사건. 변호사 정인은 용의자로 어머니가 지목되자 고향으로 내려와 사건을 맡는다. 쉽게 이기리라 생각했던 재판은 피해자들의 진술과 정황 탓에 어려움에 처한다. 어머니가 결백하다고 믿는 정인은 사건을 파헤치면서 무엇인가 감추어진 것이 있음을 알게된다.   


3. 권력을 이용한 사익의 추구. 그 이익을 공고히 하기 위한 카르텔 형성. 음모이론처럼 보이지만 뉴스를 통해 현실 속에서 수없이 접했던 사건들이다. 개발을 둘러싼 이권다툼 뒤에는 이런 카르텔이 서성이고 있다. 그런데 영화 [결백]에서는 이 카르텔이 법정에서 힘한번 쓰지 못한다. 세상이 그만큼 정의로워졌기 때문일까. 


4.모든 비밀을 간직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자폐를 앓고 있는 동생. 동생이 자폐를 앓게 된건 어렸을 적 정인의 실수로 인한 사건 때문. 영화에서 궂이 과거의 이 사건을 보여준 것은 정인의 죄책감과 아버지의 미움을 설명하기 위한 것일터. 하지만 정인의 죄책감은 영화 속에서 길을 잃는다. 정인의 행동을 설명하는 하나의 요소도 되지 못한 것이다. 


5. 변호사란 정의를 드러내는 존재일까, 의뢰인의 이익을 지키는 존재일까. 정인은 변호사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것일까. 아니면 일종의 복수를 법정에서 실현한 것일까. 복수란 과연 정당한 행위일까. 정당하다면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 정인의 변호가 이런 의문점을 들게 하지만, 그보다는 재판이 결코 진실을 밝히지는 못한다는 것만 말해주는듯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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