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vN 드라마 <(아는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가족이란 무엇일까?라는 의문과 답을 끊임없이 되뇌이게 만든다. 9회차에서는 가족이란 정말 아는게 별로 없어보이지만, 심장을 꿰뚫어버리는 한 방의 날카로운 비밀을 알고 있는게 가족임을 상기시킨다. 그만큼 가족이기에 회복이 어려운 상처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처는 앙금이 되어 쉽게 씻겨내려가지 않는다. 하지만 앙금은 평소에 아무일 없다는 듯 평온하게 가라앉아 있다.
2. 아무튼 <가족입니다>라는 드라마는 어찌보면 '배다른 자식'이라는 상투적 소재와 동성애라는 금기에 가까운 소재를 가져와 가족간의 갈등과 화해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가 곳곳에서 빛을 발한 덕분일 것이다. 특히 원미경의 연기는 무르익은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소리높인 장면에서는 원미경 특유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나긋나긋한 말 속에서는 얼핏 김혜자의 그림자가 비치기도 하지만 말이다.
3. 첫회부터 깜짝 놀랐던 것은 원미경의 얼굴이었다. 한 살이라도 어려 보이기 위해 애를 쓰는 연예인들의 얼굴이 아니라, 주름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얼굴을 과감하게 보여준 것이다. 동안을 위해 피부과 병원을 집 드나들듯 다니며 관리한 얼굴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삶의 행로가 그대로 드러난 듯, 이제는 팽팽하지 않고 조금은 처진 얼굴. 진짜 주위에서 만나는 60대 아낙네의 얼굴. 그 얼굴만으로도 원미경은 <가족입니다>에서 미혼모로서의 삶을 피하기 위해 선택했던 사랑없는 결혼 생활의 핍박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보였다.
4.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운 얼굴. 시간을, 세월을 거스르려 하지 않고, 살아온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얼굴. 엄마로서의 삶이 투영된 원미경의 얼굴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