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14일 21~28도 맑음
올해 텃밭에 심은 것 중 벌레 피해 없이 잘 자라준 것은 단연 비트다.
중간중간 비트잎을 따서 쌈으로도 먹고 즙으로도 먹었다. 주위에 케일과 배추가 있어서 그런지 벌레들이 하나도 달려들지 않았다. 덕분에 비트엔 약을 치는 것도 벌레를 잡는 일도 한 번 하지 않고 수확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비트뿌리엔 철분이 많은데, 여성에게 좋겠다. 색깔도 예뻐서 녹즙을 할 때 비트 1/4 조각 정도만 넣어도 화사한 보라색이 된다. 비트로 청을 담그면, 비트 단독으로도 좋지만 다른 청과 섞어 먹으면 맛과 색이 한층 좋아진다. 올해는 5~6개 정도밖에 심지 않았는데, 내년엔 좀 더 수를 늘려 청을 담가보아야겠다.
상추와 고추도 수확했다. 고추는 된장찌개에 넣을 용도다. 다른 잎채소들이 많다보니 따놓고 못먹는 경우도 생긴다. 상추는 수확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싱싱하다. 딸내미가 참치캔에 상추를 싸먹는 맛을 알게되니, 그 많던 상추가 다 사라졌다. ^^ 다만 상추의 질긴 줄기 부분은 떼놓고 꼭 벌레들이 먹듯이 상추를 먹어치우는 모습이 우습다. 집안에도 벌레를 키우고 있었던 거다. ^^;
밭에서 나는 것만으로도 풍성한 끼니가 된다. 물론 풀밖에 없지만 왠지 배가 부르다. 건강해진 느낌이다. 모처럼 비가와서 한가한 기분을 만낀한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본격적으로 풀들도 자랄 것이다. 바야흐로 성장의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풀 베고, 수확하고, 이제 몸은 쉴 틈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