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일 12도~25도 맑은 후 흐림


건강에 관한 속설 중 하나로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가 있다. 누워서 꼼짝않는 것만큼 건강에 나쁜 건 없다는 뜻이다. 

나무도 눕고 싶은지 모르겠다. 강한 바람에 기울어져 눕든지, 너무 많은 열매를 매달아 눕든지 말이다. 세파에, 삶의 무게에 짓눌려 눕고 싶은 사람의 마음처럼.



올해는 블루베리 열매를 솎지 않았다. 열린대로 그냥 놔두었다. 지난해보다 키도 커진데다 열매까지 많이 매달아서인지 블루베리 몇 그루는 가지가 누워버렸다. 산의 가장자리인데다 사면이어서 바람이 간혹 세차게 부는데, 그 바람에 못이겨 누운 것들도 있다. 이렇게 누워 있으면 아무래도 통풍이 안되어 습해져 병에 취약해지고, 흙의 균이나 벌레의 침입이 쉬워질 터. 나무도 일어서야 한다. 



지난해 가지를 쳤던 뽕나무의 마른 가지를 깨끗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이 가지들을 블루베리를 세우는 지지대로 삼았다. 혹여 이 가지의 곰팡이나 나쁜 균이 있어서 블루베리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염려도 있었지만, 기우일 것이라 생각하고 재활용을 결심했다. 



뽕나무 가지를 지지대로 세우고 쓰러진 블루베리 가지를 끈으로 묶었다. 힘은 조금 약하지만 그래도 땅에 바싹 누워있던 것을 어느 정도 세우는 역할은 톡톡히 하고 있다. 나중에 비바람이 몰아칠 때도 잘 견딜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겠다. 쓰러진 가지를 정리하다보니 주위에 풀들이 어느새 무릎깨까지 자라 있었다. 블루베리 수확 전에 한 번 정도 더 풀정리를 해주어야 할 듯싶다. 



직파에 실패한 도라지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 스티로폼에 상토를 붓고 도라지 씨앗을 뿌렸다. 그리고 물을 듬뿍 준 뒤 그 위를 비닐로 덮었다. 싹이 날 때까지 비닐을 걷지 않을 계획이다. 풀씨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점점 뜨거워지는 한낮 온도다. 더워지기 전에 조금 일찍 이 방법을 시도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시험해보고 괜찮은 결과가 나오면 내년엔 일찍 이렇게 도라지싹을 틔워보아야 겠다. 

하지만 이렇게 직파를 하지 않고 옮겨 심으면 도라지에 잔뿌리가 많아진다고 한다. 뭐, 그것도 올해 시험해 볼 수 있으면 정말 차이가 나는지 검증해보고 싶다. 더불어 도라지 직파로 농사를 잘 짓는 분들의 노하우도 알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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