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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에 꽃이 피었다. 2년전 5그루를 심었는데 딱 1그루 살아남았다. 지난해에도 꽃이 몇 송이 피고 한 주먹도 안되는 양의 복분자 열매를 선물했다. 올해는 가지가 잘 뻗어나가면서 꽃봉오리도 제법 많아졌다. 복분자꽃은 엷은 분홍색인데 멀리서 보면 하얗게 보인다. 삽목 기술이 있다면 복분자를 늘려볼 수 있을텐데... 한번 시험삼아 가지를 잘라 땅에 꽂아보아야겠다. 삽목이 잘 된다는 구기자도 실패한 터라 자신은 없다. 그래도 도전!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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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씨앗으로 알고 뿌렸던 곳에서 싹이 났는데, 아무래도 도라지가 아닌듯하다. 씨앗을 구했을 때, 표기를 꼭 해놓아야겠다. 주는 사람이 잘못 알고 주기도 하지만, 기록하지 않고 기억으로만 판단하기에는 실수가 잦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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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라지 씨앗을 구했다. 백도라지다. 좀 늦은감이 없지않나 싶은데, 그래도 얼른 밭에 일부 뿌려봤다. 올해는 발아가 잘 되는지 확인해보는 차원으로 뿌려두고, 내년에 잘 심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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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라지 씨앗을 얻은 김에 잇꽃 씨앗도 함께 얻었다. 천연염색을 하던 시절엔 붉은 빛을 내는데 꼭 필요했던 꽃이다. 쌀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홍화라고 해서 약재로도 많이 쓰인다. 여름에 꽃을 피운다고 하는데, 이제서야 씨앗을 심는 것은 늦은 감이 있다. 잇꽃도 발아율을 시험삼아 몇개 뿌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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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잎에는 벌레알이 보인다. 검색해보니 깜보라노린재알인듯하다. 잎뒤에 낳은 알들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난다. 일단 눈에 잘 띄지않는 곳에 알을 낳을뿐더러 기하학적 모양새하며, 바람에도 떨어지지 않는 흡착력은 예술에 가깝다. 생명을 낳아 기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한발짝 떨어져 바라보니 예술인게다. 살아간다는 일 자체가 예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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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에도 사과열매가 한두개 맺힌게 보인다. 올해는 정말 사과를 따서 먹을 수 있으려나. 이맘때 복숭아도 열매를 맺는데, 복숭아는 여름이면 수확을 다 끝내고, 사과는 가을에서야 수확을 거둘 수 있다. 사과가 열매를 맺고 익기까지 꽤나 긴 기간이다. 사과 한 개를 먹는다는 것은 그 긴 시간을 함께 먹는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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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잎 사이에 말벌이 보인다. 왕바다리로 여겨진다. 왕바다리는 나비나 나방의 애벌레를 잡아먹는다. 일종의 천적인 셈이다. 장수말벌류가 집을 지으면 겁이 나서 얼른 떼어내고 부수지만, 왕바다리는 대환영이다. 슬슬 생태계가 균형을 잡아가는 신호로 볼 수 있을까. 자연의 힘으로 농사짓기, 이제 그 서막이 올라가고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