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일 


볼일이 있어 찾은 집 정원이 다양하게 어우러진 꽃과 나무들로 정겹다. 매의 발톱, 각시붓꽃 등 정원의 풀을 둘러보다 꿀풀과에 속하는 풀들을 발견했다. 


 

꿀풀은 향도 좋고 꽃도 예쁜데다, 약재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두세포기 얻을 수 있을까 했더니 흔쾌히 가져가라 하신다. 이름을 물어봤지만, 어르신은 고개를 저으신다. "뭐, 이름을 알고 키우나? 그냥 이것저것 다 키우는게지"



일단 집으로 가져와 샤스타데이지를 심은 곳 앞쪽으로 옮겨 심었다. 검색을 해보니 조개나물과 가장 근사하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 펴낸 꿀풀과 69종을 담은 책자를 살펴보았지만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을 찾지는 못하겠다. 일단은 조개나물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번식력이 강한 것 같아 풀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해보려 했는데, 조개나물의 특성을 보니 풀보다 약해 주위의 풀을 제거해야 잘 큰다고 한다. ㅜㅜ 반대인 셈이다. 어쨋든 올해는 이곳에서 잘 자라 번식해주길 바랄뿐이다. 내년엔 이 주위에 꿀풀 씨를 뿌려 꿀풀과가 어울리도록 해보아야겠다. 



조개나물을 옮겨심다보니 옆에 신기한 모습의 씨앗을 보았다. 분명 제비꽃이 있던 자리였는데.... 아무래도 제비꽃이 지고나서 씨앗을 품은 모습같아 보인다. 



틈틈히 체리나무도 살펴본다. 나무마다 애벌레 두세마리가 부지런히도 잎을 갉아먹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손으로 잡아 죽였다. 위장에 강한 놈들만 살아남아 다음엔 더 잘 숨어들겠지....벌레를 잡다 딱 하나 체리열매를 보았다. 열 그루 중 딱 한개라니! 귀하디 귀한 체리다. 혹시나 다른 나무에도 열리지 않았을까 꼼꼼히 살펴봐야겠다. 올해는 체리 맛이라도 구경해볼 수 있으려나. 

죽어가던 나무에 황을 뿌려본 것은 별 소용이 없는듯하다. 살아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가장 잘 자라던 나무였는데... 묘목을 심은 8 그루 중 2 그루는 아직도 잎을 내놓지 않고 있다. 뿌리 활착이 안되는 모양새가 살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이 나고 자라는데 있어 의지라는 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살아남지 못하는 것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정리해보려 한다. 그리고 한편으론 끝까지 기다려보리라. 생명의 힘은 기다림 속에서 피어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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