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일 11도~22도 맑음
블루베리밭 초입에는 뽕나무가 한 그루 있다. 블루베리밭을 만들 때 뽑아버리자는 제안을 거절하고 살려둔 것이다. 옆의 복숭아과수원 어르신도 쓸모없는 나무라며 뽑는게 나을 것이라 했지만, 고집을 부렸다. 일단 주위의 이정도 큰 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뽕나무잎과 그 열매인 오디를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2년간 지켜보니 뽕나무가루이가 극심해 오디를 수확하는 것이 힘들 정도였다. 물론 관리를 하지않고 방치해 두었지만 말이다. 칡이 뽕나무를 감싸고 꽃을 피울 정도로 놔 둔 상태였다.
올해는 생각을 바꾸었다. 오디가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새잎이 날 때 뽕잎차를 만드는 것이다. 오디가 익기 전부터 가루이가 심해지니, 그 전에 활용을 해보자는 심산이다. 더구나 뽕잎차는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 이맘때의 새순이 좋다고 하니 오히려 안성맞춤인 셈이다.
뽕나무잎을 조심스레 땄다. 그냥 확 잎을 잡아당기면 오디가 열리는 마디까지 한꺼번에 떨어져 나온다. 뭐, 이렇게 수확된 것은 데쳐서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일단은 올해는 오디도 수확할 수 있으면 수확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레 잎만 땄다.
잎을 따다보니 노린재가 벌써 등장했다. 아직 심할 정도는 아니지만 한두마리가 잎을 가해하기 시작했다. 새들이 노린재 좀 잡아먹으면 좋으련만.... 새들도 노린재 냄새가 싫어 좋아하진 않겠지?
채취한 뽕나무잎은 깨끗이 씻어서 한 번 쪘다. 칡순이나 녹차를 만드는 것과는 달리 이렇게 찐 잎을 바로 햇빛에 말렸다.
이제 바싹하게 말리면 뽕잎차 완성. 틈틈히 시간나는대로 새순을 따서 조금씩 조금씩 뽕잎차를 만들어 두어야겠다. 올해는 차가 생각나는 한적한 시간엔 뽕잎차로 달래볼 생각이다. 5월의 햇살과 봄바람을 가득 담은 뽕잎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