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16~27도 흐림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지황이 드디어 싹을 냈다. 솜털이 달린 잎을 살뽀시 내놓은 모양새가 귀엽다. 지황의 싹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알기에 더욱 반갑다.
두둑 하나는 짚을 깔고 다른 한쪽은 맨땅으로 두고서 관리했는데, 이번에 싹을 낸 것은 짚을 깐 쪽이다. 맨땅 쪽에서는 아직 새싹을 보지 못했다. 추세를 조금 더 지켜보아야겠지만, 짚을 깐 쪽이 성장에 더 좋은 환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소 늦었다고 생각하면서 심은 감자도 싹을 냈다. 10여개 심은 것 중에 달랑 하나가 먼저 인사를 한다. 지금 보니 모양새가 지황과 닮아 있다. 솜털만 빼면 겉모양새는 비슷해보인다.
실은 언제 지황이 싹을 낼지, 감자가 싹을 낼지 노심초사했다. 이런 마음이 싹을 내는데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때가 되면 씨앗은 싹을 낸다. 옆에서 물만 잘 주고 지켜봐주기만 하면 된다. 내가 원한다고 억지로 싹을 뽑아내 집어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때가 되면 싹은 난다. 때가 되면 아이는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