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2도~17도 바람 간간히 거셈
복숭아꽃이 진 들녘에 사과꽃이 만발하고 있다. 집에 심어둔 세 그루의 사과나무들도 시간을 두고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주부터 꽃을 피웠던 중간 크기의 품종과 함께 오늘은 알프스오토메(미니사과)와 부사가 꽃봉오리를 맺었다.
알프스오토메 꽃봉오리가 대여섯군데 가지에 맺혔다.
부사도 꽃봉오리를 맺었다. 원줄기의 끝에 하나 맺혀있어 귀하면서도 반갑다. 알프스오토메에 비해 색깔이 좀더 붉다. 부사가 알프스오토메보다 열매의 크기가 예닐곱배는 큰데 꽃봉오리 크기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올해 부사 한두개라도 따먹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주위 과수원과 비교해보면 꽃이 피는 시기가 일주일 정도 늦는듯하다. 산끝자락에 위치한 게 원인인 것일까. 아니면 밭이 위치한 곳이 안개가 잦은 지역인지라 해를 받는 것이 다소 부족해 늦어진 것일까. 주위 과수원들을 좀 더 둘러보며 차이의 원인을 탐색해봐야겠다.
직파했던 상추들도 빼꼼히 싹을 내놓기 시작했다. 씨를 뿌리고 싹이 나기까지 2주가 넘게 걸렸다. 아열대작물인 골든베리가 열흘 만에 싹을 낸 것에 비하면 한참 느린 모양새다. 옆에 함께 심어둔 정식한 상추와 성장을 비교해 볼 계획이다.
포도나무도 두 그루 있는데 한 그루는 움을 트기 시작했는데, 한 그루는 감감 무소식이다. 혹시 죽은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사나흘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하겠다.
블루베리는 꽃송이가 왕성하게 맺어지면서 잘 자라고 있다. 올해는 꽃솎기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만큼 열매가 클지, 맛은 어떨지 비교해볼 심산이다. 물론 이렇게 꽃솎기를 안하면 올해 열매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내년 나무의 성장과 열매 맺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내년까지 죽 지켜보아야 한다.
블루베리잎은 연한녹색부터 진붉은 색까지 다양한 빛깔을 띠고 있다. 잎색이 다양한 것은 어떤 이유때문인지 궁금하다. 아직 잎이 난지 얼마지나지 않아 성장이 다르기 때문인 것일까. 시간이 흘러 성장이 다 이루어지면 모두 같은 색의 잎을 갖게될지 궁금하다.
생명을 키우는 것은 물건을 제조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공장이라면 뚝딱뚝딱 원하는 물건이 생산되는 것으로 끝나지만, 생명은 다음해 또는 그 다음해까지도 지금의 행동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알 수가 없다. 그렇기에 생명을 다루는 일은 항상 경계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