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3일 1도 ~ 14도 바람 거셈

 

 

요즘 나무에서 유독 눈에 띄는 벌레가 하나 있다. 검털파리다. 지난해에는 그다지 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나무 저나무 곳곳에 달라붙어 있다.

 

벌레를 작물에 해를 입히느냐의 여부에 따라 해충, 익충으로 나눈다. 익과 해의 기준은 말 그대로 이익이다. 작물 성장에 방해가 되고, 수확을 망치게 만들면 해충이고, 작물 성장, 수확에 도움을 주거나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들에겐 익충이라고 칭한다. 작물과 별반 이익과 관련된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다면 그냥 곤충이라 부른다. 검털파리는 곤충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보기에 예쁘지 않아 거부감이 들뿐이지, 작물에 해를 가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익충과 해충이라는 것도 이익이라는 기준을 그대로 두고, 그 관계의 대상을 작물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확장하면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 사슴벌레의 경우 작물의 뿌리를 갉아먹으며 해충으로 분류하지만, 아이들 교육용으로 사용한다면 유익한 재료가 되는 것이다. 또 농장에 익충만 가득한다면 꼭 좋은 것도 아닐 것이다. 익충이란 대부분 해충과의 관계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충이 전혀 없다면 익충의 생존조건은 극도로 나빠져 작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짐작할 수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그 무엇도 우세하지 않은 상태. 생태계의 균형을 잘 맞추어 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로 친환경적인 농사일 것이다.  

 

검털파리를 보며 문득 올 한해 균형을 잘 잡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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