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 2도~17도

 

집에는 매화나무가 두 그루 있다. 한 그루는 묘목을 사다 심은 것으로 올해 3년차다. 다른 한 그루는 나무를 정리한다기에 가지를 뚝뚝 잘라서 옮겨심은 것으로 10년은 될 성 싶다. 그런데 이 두 그루는 서로 성질이 달라 꽃이 피는 시기도, 열매가 달리는 시기도, 모양새도 빛깔도 다 다르다. 우리가 매화라고 또는 매실이라고 부르지만,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모두가 저마다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비슷한 또는 공통적인 요소들이 있기에 우리는 이들을 매화, 매실이라고 칭하고 있다. 

 

 

3년차 매화나무는 지난해 벌레피해를 심하게 입었다. 그래서 가지도 이상하게 뻗어나가고 무엇인가 정상적인 느낌을 주지않는다. 나무를 뽑아서 정리하는게 좋다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다. 하지만 분명 피해를 극복하고 잘 자랄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올해도 그냥 놔두었다. 매화가 피고, 이제 그 자리에 매실이 열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처럼 벌레 피해를 얼마나 입을지 걱정되지만, 올해는 좀 더 신경을 써서 관리를 해 줄 계획이다.

 

 

옮겨심은 매화나무는 이제 땅에 적응을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조금 늦는 모양새인지, 겨우 꽃 하나에 매실이 달렸다. 나무를 다 둘러보아도 딱 하나였다. 몇일 더 지켜보면 늘어날련지 잘 모르겠다. 뭐, 올해 매실을 맺지 못한다하더라도 꽃을 피우고 잘 자라나는 것을 보았으니, 큰 걱정은 없다. 올해 매실을 못 품었더라도, 죽지않고 잘 버텨낸다면 내년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늦잠꾸러기 대추나무에도 순이 나기 시작했다. 4월 말이 다 되어서야 대추와 포도나무가 순을 내놓는다. 이제 하루 이틀 정도만 지나면 포도나무도 순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관리를 잘 해서 열매를 수확해 볼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항상 6월이 문제였으니....

 

때에 맞춰 깨어나는 생명의 리듬. 그 리듬에 내 몸의 장단을 맞추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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