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1도 ~ 19도

 

 

도라지 씨앗을 뿌려두었던 곳에서 싹이 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싹이 도라지인지 다른 풀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도라지씨앗을 한줄로 길게 심어놨으니, 싹이 튼 것들이 선을 이루어 난 것이라면 도라지일 것이요, 흩트러져 난다면 다른 풀일 가능성이 높다. 

 

질서다. 줄을 이루어 나는 질서. 질서는 관리와 통제의 수단이다. 하지만 이 질서가 없다면 도라지는 풀과 뒤엉켜 생존투쟁을 벌여야하고, 살아남을지 장담을 할 수가 없다. 질서를 이룸으로써 생존을 위한 에너지를 줄이고, 성장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꼭 질서가 최선인 것은 아니다. 자유분방하게 흐트러져 온힘을 다해 자라나 자신의 생명력을 싹틔울 수도 있다. 자기 멋대로 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살아남는다면 말이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뒤바뀌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를 잘 지켜줌으로써 점차 사태는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거리두기도 자가격리도 지키지않는, 즉 질서를 깨뜨리는 사람들 탓에 위태로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초기 자유분방함을 누렸던 유럽과 미국은 코로나19룰 헤쳐나가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질서가 비록 관리와 통제라는 모습을 지닐지라도, 우리에겐 필요한 덕목이다. 물론 적절함이 관건일 것이다. 도라지싹인지의 여부는 조금만 기다리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질서를 지키는 도라지싹들을 위해 농부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더덕 씨앗도 뿌렸다. 열매 속에 씨앗을 선별해놓지 않았던 탓에 열매를 으깨가며 씨앗을 뿌렸다. 씨앗이 얼마만큼 뿌려졌는지 구별이 안간다. 일단 심어놓고 보자, 라는 심산으로 뿌려놓은 것이다. 시간이 흘러보면 알 수 있겠지. 

 

도라지는 싹을 틔우는 것 같은데, 비슷한 시기 심었던 상추는 아직 기별도 없다. 좀 더 지켜보다 싹이 트지 않는다면 새로 싹을 뿌릴 생각이다. 지난번에 뿌렸던 것은 묵힌 씨앗이었다. 몇일 전 토종 담배상추라는 씨앗을 얻었다. 상추가 나지 않는다면 토종상추씨앗을 뿌려볼 심산이다. 

 

 

날이 따듯해지니 벌레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나뭇잎이 온전치 않기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벌레가 떠~억 하니 자리를 잡았다. 돌배나무에 유독 노랑쐐기나방고치가 많이 있었는데, 그중 몇개가 부화한듯하다. 눈에 보이는대로 없앤다고 없앴지만, 물리적 방제에는 한계가 있다. 꼼꼼하게 살펴봐야하는 예찰의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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