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1도~15도
집 주위의 복숭아밭에 복사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연분홍빛 복사꽃이 만발할 때면 이제 진짜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공짜로 얻는 풍경이다.
올해는 2년전에 심었던 과수들이 꽃을 피어내기 시작했다. 돌배나무는 딱 한 가지에서만 꽃봉오리가 맺더니, 새하얀 꽃을 피워냈다. 솜털같은 순백의 색이 마음을 청정하게 만드는 듯하다.
사과나무는 2년전에 부사 1그루, 알프스오토메 1그루, 그리고 품종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1 그루, 총 3그루를 심었다. 사과 크기가 모두 다르다. 부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사과 크기이고, 알프스오토메는 미니 사과로 탁구공만한 것이다.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사과는 이 두 사과의 중간 크기로 알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사과나무가 가장 먼저 꽃봉오리를 맺었다. 아니, 다른 사과나무는 아직 꽃봉오리를 맺지 않았는데, 올해 맺을련지 알 수 없으니 가장 먼저라는 말은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처음 보는 사과꽃봉오리의 색이 화려하다. 붉은 장미꽃보다는 다소 연한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시간이 흐르니, 각자 꽃을 피워냈다. 다른 누군가를 닮지 않은 자신들만의 꽃이다. 오직 한송이 일뿐일지라도 외로워하지 않고 피워냈다. 이 꽃들이 있어 풍경은 더욱 다채롭고 환해졌다.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이제 매년 설레는 마음이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