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 영하 1도 ~ 15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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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나무 수형을 잡기 위해 페트병에 물을 담아 매달아놓은 가지가 부러져버렸다. 요즘 봄바람이 거세게 분 탓인지 모르겠다. 분명 페트병을 달아놓을 때는 버틸만하다고 여겼는데, 아니었나 보다.
이렇게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지는 경우가 있다. 가지가 더 부드럽거나 반대로 더 강했다면 견뎌냈을 것이다. 또는 페트병의 무게를 조금 가볍게 했다면 부러지는 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감당한다는 것은 때론 내 에너지를 온통 쏟아부어 온 몸으로 막아내거나, 정신적 여유를 갖고 아무렇지 않은듯 흘려보낼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만약 이렇게 할 수 없다면 감당해야 할 그 문제의 무게를 줄이던가, 그 문제로부터 벗어나야만 할 것이다.
코로나19의 시련은 온몸으로 버티는 과정에서 점차 부드럽게 대처해야 하는 방향으로 감당해야 할듯 싶다. 코로나19 자체를 완벽하게 없앤다는 게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온 몸으로 버텨내는 것에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조심하되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일상을 유지해나가는 방향으로 점차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우리의 삶이 부러져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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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영하 3도 ~16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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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어놓은지 2년이 넘어가는데, 이 나무의 이름을 모르겠다. 언뜻 돌배나무처럼 보이는데, 확신할 수가 없다. 아직 꽃을 피운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에 더욱 알기가 어렵다.
아무튼 새 잎을 내고 잘 자라는 나무를 살펴보니 노랑쐐기나방 고치가 4개나 달려있다. 아직 잎이 무성하지 않은 상태인지라 이런 벌레나 고치들이 잘 보인다. 농약을 쓰지않고 키우기 위해선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고치를 전지가위로 잘라서 떼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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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뭇가지의 한쪽 끝에는 잎이, 다른 한쪽 끝에는 꽃봉오리가 비슷한 모양새로 자리를 잡았다. 나무를 보고 있자면 정말 신기한 것들이 많다. 왜 어떤 가지에는 잎이 어떤 가지에는 꽃이 자리를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고루고루 튼튼하게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