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7~19도
3월 둘째주부터 물을 주기 시작했던 씨앗들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금화규는 30개 중에 겨우 5개가 먼저 싹을 냈다. 씨앗의 발아율이라는 것이 있어서 100% 씨앗을 다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겠지만, 20%도 발아가 되지 못한 것은 민망하다. 능력이 뛰어난 농부라면 싹을 잘 틔우고 모종을 건강하게 키워야 한다. 모종을 잘 키우는 것이 농사의 절반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트는 싹이 대부분 났지만 타임과 민트는 아직 고개를 내밀지 않았다. 식물마다 발아조건이 다르다. 이 조건들이 비슷한 것끼리 모아져야 싹을 내기가 쉽다. 서로 다른 개성에 맞춘 맞춤형 키우기는 식물이나 동물이나 사람이나 매 한가지일 것이다.
지난해 직접 재배했던 것에서 씨를 받아(채종) 다시 심은 것들이다. 수박은 예상했던 대로 전혀 싹을 틔우지 못했고 호박은 조금씩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케일은 자가 채종한 것이 아니다. 싹을 정말 잘 내는데, 키울 때 벌레들의 밥이 되기 쉬워, 어려움이 많다.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체리나무는 몇 그루 실험삼아 수형을 잡아보려고 한다. 빈 페트병에 물을 담아 그 무게를 이용해 가지를 벌여주는 작업을 했다. 일종의 개심형이라는 수형을 따라해볼 심산인데, 이미 가지가 꽤 굳어져 있어서 벌여주는 것이 쉽지 않다. 네다섯 그루 정도만 수형을 잡아볼 생각이다. 수형을 잡은 나무와 그렇지 않은 나무간의 생장과 수확이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다. 사람도 바른 자세가 건강과 연관이 있다고들 하는데.... 나무의 자세도 분명 어떤 차이가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