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 7도~15도 맑음 바람 태풍급 강풍

 

 

승무를 추는 승려의 옷깃이 휘날리듯 비닐이 춤을 춘다. 죽은 이의 영혼을 달래는 만장마냥 펄럭인다. 

복숭아나무 가지마다 비닐이 걸려 휘날린다. 옆 양배추밭에 피복을 했던 비닐이 태풍급 강풍에 다 벗겨져 복숭아나무 가지가지마다 걸렸다. 마치 나무가 비닐을 키워 자라나게한듯. 

 

강한 봄바람에 시골의 밭이 무엇으로 뒤덮혀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만든다. 잡초를 예방하고, 땅의 온도를 높히고, 수분의 증발을 늦추고, 흙의 유실을 막는 등의 장점이 있어 흙 위에 비닐을 덮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비닐은 석유에서 추출한 것으로, 친환경적이라 할 수 없다. 1회용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그럼에도 농사를 짓는데 있어서는 비닐은 필수품에 가깝다. 

 

정녕 그럴까. 꼭 비닐을 덮어야만 하는 것일까. 풀을 함께 기르는 농법은 이 문제의 해결점이 될 수 있다. 환경을 해치는 비닐을 덮지 않고, 비닐을 덮는 수고도 덜 수 있는 방법은 땅을 갈지않고 풀을 길러 비닐피복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져오는 것이다. 반면 풀이 작물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풀을 키우는 농법이 비닐 피복보다 에너지를 적게 쓰고도 가능하다면, 즉 풀을 베기 위해 수시로 예초를 해야하는 번거로움만 없다면, 분명 비닐피복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 농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전제는 무경운과 퇴비를 통한 충분한 땅심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일단 집에서 키우는 텃밭 정도는 분명 가능하리라 본다. 올 한해도 무투입, 무경운, 풀피복 농법을 향해 끊임없이 시도해볼 것이다.  

 

3월 18일 2도 ~18도 맑음

언제부터 피었는지 모르겠다. 샛노란 수선화가 봄을 알린다. 잿빛 풍경에 화려한 색이 생동감을 준다.

 

 

수선화 두 뿌리를 옮겨다 심었다. 한 뿌리는 구근을 다쳐서 잘 자라날지 걱정이지만, 그래도 내년 봄에는 장독대 옆에 수선화 꽃 한두송이를 볼 수 있다면 좋겠다. 한번에 다 옮겨심기보다 한 그루 두 그루 늘려가는 재미를 만끽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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