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영하 2도~8도 흐림

 

구기자를 정리하다 다소 아쉬운 것은 주가지를 몇 개 부러뜨려먹은 것이었다. ^^;

일단 남은 가지를 정리해서 4그루 정도만 남겨놓았다.

그런데 구기자는 삽목이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눈이 번쩍 뜨였다.

부러뜨린 주가지를 찾아 땅에 꽂아두었다. 그리고 뿌리가 잘려버린 구기자 4그루 정도를 구해서 심었다. 전체 10그루 가까이가 생겨났다. 이정도면 최소 10kg 정도의 구기자 열매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가지에서 새로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나무들, 즉 삽목이 가능한 나무들의 생존력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터전을 잃더라고 포기하지 않고 끝내 새롭게 뿌리를 내려 살아가기. 삽목은 포기하지 않는 삶을 가르친다.

 

3월 16일 2도~13도 맑음

 

체리나무 주위로 미생물배양 퇴비를 추가로 뿌렸다. 한달 전쯤 표고버섯톱밥배지 퇴비를 뿌려두었는데, 이 퇴비가 잘 발효가 되고, 흙이 건강해지도록 유용한 미생물이 많은 균배양체를 준 것이다.

 

우리 몸의 건강이 장내 미생물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장내 미생물 중 유익한 미생물과 해로운 미생물간의 균형, 그리고 유익하지도 해롭지도 않은 미생물들이 이 균형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가 건강의 관건인 것이다. 보통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이름으로 말하는 미생물집단을 어떻게 관리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셈이다. 

 

흙 또한 마찬가지이다. 흙에서 유용한 미생물이 어느 정도 세력을 형성해야 흙도 건강해진다. 그러기 위해선 미생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것은 유기물이 풍부한 흙이다. 퇴비는 유기물을 풍부하게 해준다. 하지만 원래 땅이 너무 척박한 상태였다면 유용미생물이 세력을 형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줄이는 비결이라면 땅 속에 유용미생물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물론 퇴비를 기본 전제로 한다. 이는 최종적 목표인 무투입을 위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된다.

 

막 태어난 아이들이 엄마젖을 필요로 하듯, 생 땅에 퇴비와 미생물을 투입하는 것이다. 아이가 커서 스스로 먹을 것을 찾아 먹듯, 땅도 건강해지면 스스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까지는 흙에도 젖(퇴비와 미생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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