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11 흙의 날 최고기온 8도 맑음
오늘은 법정기념일인 <흙의 날>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법정기념일이지만 달력에서조차 흙의 날이라는 표시가 없을 정도로 아직까지 푸대접이다. 흙을 오직 농부의 일로만 여기니 관심밖인 것이다, 게다가 농부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어 목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으니, 누가 귀담아 들어줄까.
세상에 흙이 없다면 어떻게 될지 한 번이라도 상상해보라. 도시에서는 흙을 만져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밟아보는 일조차 쉽지않다. 흙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생명을 대하는 자세 또한 변했다. 채소와 과일, 고기는 시장이나 마트, 이제는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바로 가져올 수 있는 상품이 된 것이다. 흙에서 나고 자라는 생명의 소중함은 찾아볼 수 없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세상 속에서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어제 내린 봄비가 집 옆 마당의 산수유꽃을 더 밝게 만들어주었다. 봄은 저멀리 남녘에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흙 속으로 내려왔다. 그 흙 속에 담겨진 봄의 기운을 나무는 꽃으로 피어낸다. 흙이 품은 생명력, 흙의 날을 맞아 봄을 알리는 꽃들 속에서 그 찬란함을 엿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