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한직업]과 [엑시트]의 대성공으로 코미디 장르가 꽤 만들어지고, 눈길도 끌고 있다. 올해 첫 코미디 영화로 상영된 [해치지않아]가 과연 대박의 기운을 이어갈지 궁금했다.

 

사람들은 대박이 난 작품들을 분석해보곤 하는데, 지난해 [극한직업]과 [엑시트]에서는 웃음 뒤에 숨겨진 슬픔이라는 칼날을 지녔다고 평을 받는듯 하다. 소위 웃픈 영화라는 것이다. [극한직업]은 소상공인의, [엑시트]에서는 청년백수의 아픔이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의미를 '찾는다'는 행위는 관객 각자의 선택일 뿐이다. 우선 코미디영화라면 웃겨야 한다. 그 웃음을 발생시키는 부조리가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면 더욱 좋은 것이고. 

 

[해치지않아]는 이런 측면에서 다소 애매모호하다. [해치지않아]는 사람도 찾지않고 동물도 없는 다 망해가는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동물탈을 뒤집어쓴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동물탈을 뒤집어쓰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웃음을 준다. 그런데 아쉽게도 웃음이 쏟아질 정도는 아니다. 그럭저럭 웃기다. 

 

[해치지않아]는 '동물원'을 통해 동물을 좋아한다는 의미와 동물원의 의미 등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듯했다. 동물탈을 뒤집어 쓴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발각된 이후 사건이 어떻게 결말을 맺는냐에 따라 그 기회가 폭발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정말 결말이 궁금했다. 그런데 영화는 아주 급하게 무난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그덕에 영화의 시선이 누구의 시선인지를 가늠하기가 쉽지않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그래도 가끔 아무 생각없이 피식피식 웃고싶다면 동물탈을 뒤집어쓴 사람들의 소동을 즐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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